[뉴스토마토 이준영기자] "처음 사회적협동조합을 만들때 기획재정부로부터 사회적협동조합도 중소기업이 받는 지원을 받도록 하겠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아직 소식이 없네요. 우리도 중소기업으로 인정받아 지원을 받고 싶습니다."
홍영균 사회적협동조합 미래환경원장은 협동조합이 영세한 규모인데도 중소기업이 받는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아쉬워하며 "사회적협동조합들이 모여서 관련부처에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회적협동조합은 중소기업청과 기획재정부가 이를 중소기업 범위에 포함하는 문제 처리를 놓고 5개월째 공방을 주고받으면서 중소기업이 받는 각종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공익사업 하는데, 역차별 안될 말"
사회적협동조합이란 지역주민들의 권익,복리증진 등과 관련된 사업을 수행하거나,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비영리법인이다. 공익사업을 40% 이상 수행해야 하고 배당은 금지돼 있다.
지난 12월1일 협동조합기본법 시행 후 현재까지 인가를 받은 사회적협동조합은 14개다.
앞서 기획재정부와 중소기업청 등은 11월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사회적협동조합을 중소기업 범위에 추가하는 사안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양 기관이 이 사안의 책임을 서로 떠넘기면서 법 개정이 늦어져 협동조합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상황이다.
출자금 7000만원에 14명이 모여 만든 보령석공예생활용품 사회적협동조합 윤명중 이사장은 "규모가 작은 사회적협동조합이면 당연히 중소기업에 포함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영세한 규모인데도 다른 중소기업들이 받는 지원을 못 받는 것은 역차별 아니냐"고 비판했다.
화장실 관리사업을 하기 위해 출자금 1550만원으로 만들어진 서경 사회적협동조합의 홍희숙 이사장도 "사회적협동조합이 중소기업에 포함되면 지원을 받는다는 사실도 몰랐다"며 "취약계층이 모여 만든 조합이기에 운영에 필요한 지원을 받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소기업기본법에 의해 중소기업으로 분류된 기업들은 금융지원, 신용보증지원, 기술개발 자금지원립, 판로지원, 마케팅 지원, 중소기업특별세액감면(법인세, 소득세 감면) 등 다양한 지원을 받는다.
한국협동조합연구소 관계자는 "사회적협동조합도 중소기업 범위에 포함할 필요가 있다"며 "사회적협동조합은 비영리 성격이 강하지만 사업적 성격도 있으므로 다른 중소기업이 받는 지원으로부터 차별 받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중기청, 5개월째 '책임 떠넘기기'
협동조합 안정화에 도움이 되는 관련법 개정에 대해 기재부와 중기청은 서로 책임 떠넘기기로 일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일단 사회적협동조합이 중소기업에 포함되는 것은 동의하지만 중소기업청이 중소기업기본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이 먼저라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중기청이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사회적협동조합이 중소기업에 포함되도록 중소기업기본법 개정을 추진하는데 합의한 바 있다"고 말했다.
반면 중기청 관계자는 "중기청은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사회적협동조합이 중소기업 범위에 포함되도록 합의한 것이 아니라 검토해보겠다고 한 것"이라며 "기재부도 검토한다는 얘기만 하고 실제 안이 없는 상태에서 사회적협동조합을 중소기업으로 포함하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발을 뺐다.
사회적협동조합을 사회적기업으로 인증해 사회적기업이 받는 지원책을 받도록 하자는 의견에 대해서도 양 기관은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사회적협동조합은 사회적기업과 비슷하지만 다른 성격도 있다"고 밝힌 반면 중기청 관계자는 "사회적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은 차이가 없어서 모든 사회적협동조합은 사회적기업이 받는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회적기업진흥원 협동조합팀 관계자는 "사회적 협동조합이라고 바로 사회적기업으로 인정받을 순 없다"며 "사회적협동조합이 사회적기업 요건 심사를 통과 못하면 사회적기업 인증을 못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범용 한국협동조합연구소 협동조합형기업지원팀 팀장은 "사업성을 갖춘 사회적협동조합에게 자금이나 마케팅 지원 등 중소기업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제공되면 협동조합이 사업을 지속적으로 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