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국내 진공청소기 시장에서 70만~80만원대에서 판매되는 헝가리산 '닐피크스' 제품이나 영국제 '다이슨' 제품 등이 품질은 그다지 우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10만원대 국산 진공청소기는 흡입력, 소음 발생 등에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이 비싸다고 해서 반드시 품질까지 좋은 건 아니라는 사실이 진공청소기에서도 입증된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은 한국형 컨슈머리포트인 비교공감을 통해 시중에서 팔리는 진공청소기 14개 업체 19개 제품에 대한 가격과 품질 정보를 공개했다.
소비자원은 진공청소기를 보급형과 다양한 부가기능을 갖춘 30만원대 이상의 고급형으로 분류해 흡입력, 소음 발생, 에너지소비 효율등급, 미세먼지 방출량, 구조적·전기적 안정성, 보유기능 등의 항목에 대한 품질 조사를 실시했다.
<진공청소기 품질평가 대상 목록>
<자료: 한국소비자원>
평가 결과, 닐피스크(X300C), 다이슨(DC37), 지멘스(VSZ61240) 제품 등은 고급형답게 무선 작동버튼과 흡입력 자동조절기 등 다양한 기능을 갖췄지만 가격이 70만원 이상으로 비싸고, 흡입력과 소음 발생 등 품질 면에서
삼성전자(005930)(VC-UBJ937) 보다 성능이 떨어졌다.
또 대우(DOR-C70OR), 일렉트로룩스(ZUAG3802) 제품은 실제 에너지소비 효율등급이 제품에 표시된 등급에 미달했고, 닐피스크(X300C) 루체스(LC-V60AT), 밀레(S5481) 카처(VC6300), 필립스(FC8144) 제품은 소비자가 소비전력을 흡입력으로 오인하기 쉽게 표시돼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소비전력을 흡입력으로 오인하기 쉽게 표시된 사례>
<자료: 한국소비자원>
각 제품에 대한 평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보급형에서는 삼성전자(VC331LWDCUD)와
LG전자(066570)(VC4014LHAM), 에이스(AVC-950) 제품이 상대적으로 가격도 싸면서 흡입력과 소음 발생, 에너지소비 효율등급 등에서 우수한 판정을 받았다.
필립스(FC8144) 제품은 흡입력이 우수했지만, 소비전력을 흡입력으로 오인할 수 있게 표시됐다.
특히 위의 4개 제품은 닐피스크(X300C) 제품과 비교했을 때 가격이 13%~16% 수준으로 저렴했다.
그러나 MYVAC(ART-MY01) 제품은 흡입력이 삼성전자(VC331LWDCUD) 제품의 30% 수준이고, 소음 발생에서도 가장 낮은 등급인 '보통'으로 나타났다. 가격 역시 24만5천원으로 보급형 중에서는 비교적 비쌌다.
고급형 중에서 삼성전자(VC-UBJ937)와 LG전자(VK9101LHAY) 제품은 흡입력이 비슷한 제품군 중 가장 우수하고, 소음 발생과 에너지소비 효율등급 측면에서도 매우 우수했다. 가격도 약 38만원으로 고급형 제품 중에서는 저렴한 편이었다.
필립스(FC9256) 제품은 30만5천원으로 가격이 고급형 중에서 가장 싸고 흡입력도 우수하며 소음도 작았다. 하지만 에너지소비 효율등급은 4등급으로 낮은 편이었다.
하지만 닐피스크(X300C) 제품은 흡입력과 소음 발생 등 주요 성능이 보통 수준이면서도 가격은 삼성전자(VC-UBJ937) 제품에 2.1배 비쌌다.
일렉트로룩스(ZUAG3802) 제품도 흡입력이 삼성전자(VC-UBJ937) 제품의 50% 수준이지만 가격은 1.3배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소비 효율등급은 실제 측정치(5등급)이 제품에 표시된 것(4등급)보다 한 단계 낮았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 중인 19개 평가 제품 중 바퀴 조립상태나 제품가공상태 등 구조적 측면에서 문제가 있는 제품은 없었다. 감전 위험이나 누전 등 전기적 안정성도 이상이 없었다.
최환 소비자원 시험분석국장은 "진공청소기는 가정 내 보급률이 82%에 이를 정도로 대표적인 생활가전"이라며 "청소기를 살 때는 브랜드나 가격보다 흡입력, 소음발생, 미세먼지 방출량 등 성능을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