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문화방송의 사장 공모에 대한 논의가 또 다시 뒤로 밀렸다. 공모 일정에 대한 이사회 안건 채택을 두고 김문환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과 이사들 간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언제 논의될지도 확실치 않은 실정이다.
4일 방문진은 정기 이사회를 열고 방문진 사무처와 MBC의 업무보고를 받았다. 당초 이날 이사회에서는 MBC 신임 사장 공모 계획을 정할 예정이었으나 김 이사장이 업무 파악이 더 시급하다고 판단, 안건에서 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기 이사회를 마친 이후 방문진 이사들은 간담회를 가지고 사장 인선에 관한 논의를 진행했지만 아무런 결론도 내지 못했다. 일부 이사들이 김 이사장의 독단적 진행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김 이사장은 “이사장이 된 이후 현안들이 계속 터져나와 업무 파악을 하지 못한 상태”라며 “사장이 사퇴한 지 얼마 안된 상황에서 후임 사장을 바로 뽑는 것은 부적절할 수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여권 이사들도 전임 사장의 잔여 임기가 단 10개월 가량 남아있는 상황에서 후임 공모를 진행하는 것이 맞는 지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으로 돌아선 분위기다. 한 이사는 “대행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까지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다음 정기 이사회가 열리는 오는 18일에 사장 공모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지도 불투명하다.
여기에 김광동, 차기환, 박천일 이사가 오는 7일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국제 영상물 전시회인 'MIP TV 2013'에 참석하기 위해 6박7일로 출장을 떠날 예정이어서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방문진이 MBC 사장 인선을 두고 파행을 거듭하자 일각에서는 “일부러 사장 선임을 늦추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하고 있다.
한 야권 이사는 “김재철 사장 해임결의안이 통과된 직후에는 모든 이사들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후임 사장에 대한 인선을 시작하자는데 동의했었다”며 “18일 공모 일정을 확정한다 해도 이번달 하순에야 절차를 시작할 수 있는데 논의를 시작하지조차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