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백일몽 후유증..서부이촌동 주택시세 '먹구름'

용산역세권 사업 발표 이후 상승분 이상 하락 예상

입력 : 2013-04-08 오후 5:42:03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소득없이 아파트 하나보고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개발이 무산되면 아파트는 팔지도 못하고 이자만 내야하는 상황이다."
 
달콤한 꿈에서 깨어난 용산 서부이촌동 주민들의 후유증이 심각하다.
 
단군 이래 최대 사업이라는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의 청산 작업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일대 부동산시장 붕괴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사업 무산에 따른 매수 실종과 치열한 소송전 등에 따른 장기 후폭풍이 예상된다. 일대 주민들은 이미 코레일과 서울시를 상대로 사업 무산에 따른 책임을 묻고 보상을 촉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8일 서울 용산구 이촌2동 11개 구역 대책협의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6년간 정신적 고통과 주민 분열 등 정신적·물질적 고통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0년에 보상과 이주 완료를 한다는 서울시 홍보물을 믿고 대출을 받았지만, 개발이 지연돼 개인 파산 위기에 처했다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변론을 맡은 법무법인 한우리에 따르면 청구액은 가구당 최소 8000만~3억원 선으로, 총 소송가액은 무려 2400억원에 달한다.
 
오는 11일에도 서부이촌동 지번 총연합회가 서울시의 조속한 구역해제를 위한 서울광장 집회가 계획하는 등 책임을 묻는 시위전은 장기화될 조짐이다.
 
용산 서부이촌동 아파트
 
용산 이촌동 부동산 시장은 사업 무산에 따라 움직임을 멈췄다. 매수자는 사라진지 오래고, 매도자 역시 팔아봤자 빚도 못갚기 때문에 매매시장에 진입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이촌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사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매물도 나오지 않고 가격도 형성되지 않는다”면서 “가끔 있는 매수자는 가격을 내려치는데 대출금도 못 갚을 상황에서 그 가격에 물건을 팔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경매정보업체인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3월까지 법원 경매에 부쳐진 서울 용산구 서부이촌동 아파트 14건의 평균 채무액이 한채당 15억9302만원에 달한다. 반면 아파트당 평균 감정가격은 10억6964만원으로 채권액의 67% 수준에 불과하다. 유찰없이 낙찰되는 최고의 상황이 발생한다 해도 5억원 이상의 빚이 남는다.
 
용산역세권 사업 무산이 확실시되면서 감정가 추가 하락에 따른 부채액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현재 매수·매도 실종에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시세는 장기적으로 하락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촌동 일대의 아파트값 상승은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에 의한 것이었던 만큼 사업 무산과 실망감, 불투명한 전망 등으로 상승분 이상의 가격 하락은 피할 수 없을 것 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사업이 구체화되던 2007년 5억원 선이었던 이촌동 대림아파트 전용 59㎡ 호가는 현재 8억7000만원 대까지 치솟았다.
 
이촌동 상아아파트를 소유한 한 부동산 관계자는 “청산 절차 후 후속대책만 2~3년, 소송전이 5~6년 정도 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체 부동산시장이 대세상승으로 가지 않는 한 이 기간동안 수요실종으로 일대 아파트값은 하락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씁쓸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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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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