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체질개선'을 내건
LG전자(066570)가 TV와 스마트폰에서 좀처럼 균형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분기당 판매량 1000만대를 목전에 두는 등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었지만, TV는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여전히 1% 이하의 낮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지지부진할 것이란 게 증권가의 지배적 전망이다.
10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의 올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9.97% 감소한 290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2.85% 증가한 12조5766원을 기록할 것으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은 127.93% 늘어난 반면 매출액은 6.82% 감소할 전망이다.
올 1분기 실적은 TV를 주력으로 하는 HE사업본부가 '제자리 걸음'인 가운데 스마트폰이 속한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MC)사업본부가 선전한 것으로 요약된다. 회복세에 접어든 스마트폰이 TV 사업의 부진을 일부 상쇄한다는 얘기다.
구체적으로 HE사업부는 1분기 매출이 5조1000억원대 내외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감소할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했다. 송은정 HI투자증권 연구원과 이선태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5%, 8.14% 감소한 5조900억원, 5조1800억원으로 전망했다.
영업이익은 매출액보다 낙폭이 더욱 심해져 220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170억원에 비해 10분의 1이나 축소된 규모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도 0.2%~0.4%를 기록, 1%를 밑돌 것으로 관측됐다.
이순학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도 작년 연말과 같은 제품 라인업으로 판매가 이뤄지고 있어 뚜렷한 모멘텀이 없다고 판단된다"면서 "TV 부문 영업이익률 전망을 기존 0.5%에서 0.2%로 하향 조정했다"고 말했다.
이선태 연구원은 HE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을 0.4%로 예상하고, 실적 악화의 주된 요인으로 저가 직하형 발광다이오드(LED) TV 제품 대응이 늦은 점을 꼽았다.
그는 "지난해 하반기 TV 시장은 프리미엄 제품보다 중저가형 시장이 주를 이뤘고, 특히 저가 직하형 LED TV 위주로 시장이 형성됐다"면서 "LG전자의 영업이익 감소는 보급형인 저가 직하형 LED TV를 내놓지 못한 게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업황이 나쁘기보다, 제품 믹스에서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게 컸다"면서 "지난해 2분기(5.7%) 수준으로 회복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수요가 중저가형 위주로 구성됐음에도 프리미엄 라인업에만 전력, 결국 시장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TV의 선두주자인 LG전자로서는 전략적 실패를 뜻하는 뼈 아픈 조언인 셈이다.
반면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분기보다 15% 이상 증가해 95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프리미엄 제품인 '옵티머스G'와 3G 스마트폰 'L시리즈' 등이 판매량 증가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분석이다.
백종석 현대증권 연구원과 이선태 NH농협증권 연구원은 각각 1분기 판매량 960만대를 예상했고,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997만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순학 연구원은 이보다 많은 1000만대를 예상하는 등 장밋빛 전망이 주를 이뤘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도 3% 초반을 기록하며 지난해 4분기(2%)보다 진전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증권가에선 비수기인 1분기에 스마트폰 판매량이 증가한 것에 큰 의미를 두는 분위기다.
이순학 연구원은 "전통적으로 1분기가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지난해 4분기보다 판매량이 140만대 증가(전 분기 대비 16.3%)한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LG전자의 스마트폰 경쟁력이 회복됐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선태 연구원 역시 "MC사업본부의 실적 개선은 업황 회복보다 자체 경쟁력 강화에 따른 결과"라면서 "시장점유율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이 질적인 측면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간 영업이익은 TV에서 1500억원 감소하고, 스마트폰은 5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