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銀 전산장애 재발..은행들 "남의 일? 방심 금물"

입력 : 2013-04-11 오후 3:34:33
[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농협은행에서 또 다시 전산장애가 발생하면서 은행권이 긴장하고 있다.
 
이번 전산장애는 해킹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언제든 전산장애와 해킹이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전산에 이상이 없는 은행들도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10일 오후 6시22분 인터넷뱅킹과 스마트폰 뱅킹 거래에 장애가 발생, 거래가 중단됐다.
 
농협은행은 장애원인에 대해 "인터넷뱅킹 데이터베이스(DB)서버 2대 중 1대의 하드웨어 부품이 고장나 해당 서버가 다운됐기 때문"이라며 "해킹에 의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농협은행의 인터넷뱅킹은 장애 발생 약 3시간 만인 오후 9시45분부터 정상 접속이 이뤄졌다.
 
이날 농협은행의 전산장애 원인이 밝혀지기 전까지 은행권은 '해킹' 불안감에 또 한번 떨어야했다.
 
지난 달 20일 농협과 신한은행 등 금융기관과 일부 방송사에서 발생한 전산장애가 북한 해커에 의한 사이버 공격 때문인 것으로 잠정 결론나면서 추가 사이버 공격이 발생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일 금융기관 해킹 당시 사이버 공격을 피해갔던 은행들은 더욱 좌불안석이다. 자신들도 공격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 해킹 공격은 무사히 피해갔지만 해커들이 전산망을 뚫으려고 작정하고 공격하면 뚫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우리는 안전하다고 떠들었다가 해커들의 집중 공격이 될 수 있어 조용히 내부 전산관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킹을 염려하는 건 다른 은행들도 마찬가지.
 
하나은행은 외부 해커에 대응하기 위해 행내에서 화이트 해커를 양성하거나 이들을 고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이 계획은 결국 백지화됐다.
 
하나은행 고위 관계자는 "화이트 해커를 고용했다는 사실이 퍼지는 순간 해커들의 집중타깃이 될 수 있다는 반대 의견이 많아 없던 일이 됐다"며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전산·보안 관리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민·우리·외환·하나은행 등 대부분의 은행들은 지난 20일부터 이날까지 약 3주간 외부 인터넷망을 차단하는 등 혹시 모를 전산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직원들의 내부 인트라넷 사용만 허용하고 포털사이트 등 외부 인터넷 사이트 접속을 막고 있는 것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20일부터 본점과 지점 모두 외부 인터넷 접속이 차단된 상태"라며 "전산사고 대비 차원이라 언제부터 다시 외부 인터넷을 사용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농협의 전산사고와 관련해 현재 현장검사를 실시 중인 금융감독원은 이번 농협의 인터넷서비스 장애를 검사 내용에 추가하고 위법·부당행위 확인시 경영진에 대해 엄중 조치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지난달 20일 농협의 전산사고와 관련해 27일부터 농협은행 및 농협생명·손해보험에 대한 현장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전산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필요하다면 전산장애 개선대책의 수립과 이행을 위한 이사회 전원의 서명이 들어간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사후관리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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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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