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속옷 브랜드 "기능성·품질로 SPA와 경쟁"

해외진출, 기존 브랜드 확장 등 틈새 공략

입력 : 2013-04-15 오후 5:07:51
[뉴스토마토 김희주기자] SPA 브랜드 확장으로 개별 속옷 브랜드까지 시장에 진출하면서 점유율을 지키려는 국내 정통 속옷 업체들이 안간힘을 쏟고 있다.
 
H&M은 데이비드 베컴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남성 속옷 라인을 새롭게 론칭하는 등 이너웨어 섹션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특히 이랜드가 지난 2011년 론칭한 국내 최초 SPA 속옷 브랜드 '미쏘시크릿'은 지난해 대비 두 배 높은 200억원 매출을 올해 목표로 정하고 확장에 나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속옷 시장 규모는 약 1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2% 정도 증가했다.
 
속옷도 패션이라는 트랜드가 자리잡으면서 각종 SPA 업체들이 다양한 디자인의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기존 국내 브랜드들은  맞불작전보다 틈새 시장 공략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속옷 전문업체 쌍방울(102280)은 해외 사업과 실버 상품 개발에 주력하기로 했다. 지난해 SPA 브랜드 론칭 계획을 밝혔으나 시장 검토 중 쌍방울의 정체성인 '가족내의'를 확장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쌍방울 관계자는 "국내 속옷 업체가 해외로 진출한 사례는 많지 않다"며 "이랜드가 에블린으로 해외 란제리 시장으로 진출했지만 쌍방울은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가족내의'란 측면에서 고객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쌍방울은 지난해 12월 미국의 한인타운에 첫 매장을 연데 이어 올해 1월 몽골에도 매장을 열었다. 현재 중국, 캄보디아 등으로 진출해 32개의 해외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하반기 캐나다 진출을 위해 협의 중이다.
 
이와 함께 세라믹 소재를 활용한 지압 내의나 기모 내복, 요실금 속옷, 보행기 등 노년층 고객을 위한 제품 개발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쌍방울은 '트라이'의 슬로건 '바른속옷연구소'를 전사적으로 통일해 마케팅 전략을 구축하고 R&D 투자와 유통망 개선에 초점을 맞춰 올해 해외 진출 사업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BYC(001460) 역시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하기 보다는 제품력에 집중해 기존 브랜드 매출에 더욱 매진할 방침이다.
 
BYC는 지난해 매출 2000억원보다 15% 높은 2300억원을 올해 목표로 정하고 전체 매출의 70~80%를 차지하는 가두점 영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보디가드', '예스', '섹시쿠기'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좋은사람들(033340)은 지난해 재래시장 상권을 타깃으로 한 SPA 브랜드 '퍼스트 올로'를 론칭해 눈길을 끌었다.
 
SPA 트렌드에 동참하면서도 포화상태에 달한 주요 상권이 아닌 강동구 명일동, 광진구 자양동 등 재래시장 상권을 중심으로 매장을 선보여 틈새 시장을 노린다는 것이다.
 
◇좋은사람들이 재래시장 상권을 중심으로 SPA 속옷 브랜드 '퍼스트올로'를 론칭했다.
 
또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와의 협업으로 속옷에 아웃도어의 기술력을 담거나 미국의 코튼마크를 받은 고급 면 소재를 사용하는 등 기능성과 소재, 패턴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SPA 브랜드의 속옷 제품들은 저렴한데다가 패션성을 갖췄지만 한국인 체형에 맞춰 출시되지 않고 세탁 시 변형되는 경우가 많아 결국 내수 브랜드로 돌아오는 고객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SPA 트렌드에 맞춰 반짝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기 보다는 제품력 개발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 현명하다"며 "시장 트렌드를 조금씩 반영해 가격대와 패션을 변화시키면서 정통 브랜드의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 장기적으로 성공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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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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