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지난 2011년 12월 닻을 올린 민주통합당이 당명에 '통합'을 빼고 민주당으로 간판을 바꾸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중도노선 강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위원장 김성곤)는 지난 15일 비공개 회의에서 '통합'을 뺀 민주당으로 당명을 변경하는 안건을 5.4 전대에 올리기로 만장일치 의결했다.
전대준비위는 그동안 민주당을 약칭으로 써왔고, 시민통합당 및 한국노총 등과 통합한지 1년 6개월 가량 지났기 때문에 당명 변경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지난해 대선 전 통합진보당과 야권연대가 사실상 파기된 가운데, 출범 당시부터 제기됐던 통합진보당과 이름이 헷갈리는 문제도 이같은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야권통합 국면 때 시민단체, 노동계 출신 인사들이 민주당에 합류하면서 만들어진 '민주통합당'이라는 이름은 다음달이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비(非)민주당 출신들이 통합정신 실종을 이유로 불편한 기색을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 있지만 당내 분쟁으로 격화될 조짐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통합 이후 정식 약칭을 '민주당'으로 사용해왔고, 당을 같이 하면서 오랜 시간이 지났으니 문제될 것 없다"고 말했다.
통합 초기 합류한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민주당 밖에서 합류한 분들이 달갑지 않게 생각할 수는 있다"면서도 "반대하고 싶더라도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구심점이 없는 형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에 전대준비위 산하 강령정책분과위가 5.4 전대에서 채택할 강령 중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전면 재검토' 표현을 완화키로 하는 등의 우클릭 행보를 결정한 것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중도 강화를 주장하는 쪽은 민주당의 총선과 대선 패배 원인이 지나친 좌클릭에 있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부에선 새누리당과의 차별성 확보를 위해서라도 진보색채를 포기해선 안 된다며 맞서고 있다.
이와 관련해 당 관계자는 "초선·개혁 성향의 의원들은 중도 강화론에 부정적이다.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의원들의 경우 지나친 좌클릭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민주당 구성원들 각자의 생각이 다를 수 있다"면서 "신임 당 대표 선출 결과에 따라 노선도 결정되지 않겠냐"고 봤다.
3파전으로 전개되고 있는 민주당 당권 레이스는 선두를 달리고 있는 김한길 후보가 중도노선 강화에 우호적이라는 평가고, 이용섭·강기정 후보는 이른바 '좌클릭 패배론'에 동조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