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임명과정이야 어찌됐건 일단 그 일을 맡게 된 이상 누구보다 잘 해주길 기대했다.
과거에 대한 평가는 벗어버리고 자리에 맞는 새로운 모습으로 일 해주길 기대했다.
물론 아직 시작에 불과하고, 그 기대는 아직 진행형이다. 그러나 '아직 시작'이라는 너무도 짧은 시간에 느끼기기에는 실망이 너무 크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해 느끼는 이런 감정은 비단 기자만의 것일까.
후보자 시절 무능력, 무소신, 무책임, 무리더십을 두루 갖춘 '4無(무) 후보'로 불렸던 그에 대한 편견아닌 편견은 점점 팩트(사실)가 되어가는 듯 하다.
박근혜 정부 첫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안이 발표된 날도 현 부총리의 '無' 행진은 계속됐다.
불과 3개월만에 정부 스스로 마련한 예산안을 뒤집으면서도 정부의 경제정책총괄자로서의 책임지는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려 17조3000억원의 예산을 새로 짜내고 그 중 16조원 가량은 나랏빚인 국채발행으로 충당하면서도 국민에 대한 미안한 마음하나 표시하지 않았다. 무책임이다.
사과를 요구하는 기자의 질문에는 "질문의 포인트는 이해한다"면서도 "(잘못된) 전망을 바로잡는 것도 정부의 역할"이라며 그 잘못에 대한 책임은 전혀 다른 이에게 있는 것으로 치부했다.
불과 3개월 전에 예산을 편성하고 국회에서 함께 머리를 맞대고 심의했던 기획재정부 공무원들이 이번에 자신과 함께 추경 편성도 했음을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또 그 진두 지휘자이자 총책임자가 현재 본인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12조원의 세수입 구멍은 누가봐도 정부의 책임이다.
6조원의 국세수입 구멍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과 그에 따라 무리하게 잡은 세수입 목표치 덕분에 생겼고, 나머지 6조원의 세외수입 구멍도 각계에서 팔리지도 않을 거라고 말렸음에도 국책은행 매각수입을 고집스럽게 세입예산으로 잡아놨기 때문에 발생했다.
정부는 지난해 국회와 언론에서 높은 성장전망에 따른 세수부족을 우려하자 "성장률이 반드시 세수와 연동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묵살했고, 국책은행 보유주식 매각문제는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매각가능성을 바닥으로 보고있었음에도 "매각 가능하다"고 큰소리 쳤다.
모두 임기말 억지로라도 균형재정을 만들겠다던 정부의 무리한 욕심이 부른 결과물이었다.
정부는 최근 들어 경제상황이 급격히 나빠졌다고 하지만 석달만에 갑자기 성장률 전망치를 0.7%포인트나 떨어뜨릴 정도로 큰 변화가 있었던 것은 분명 아니다.
대통령이 바뀌었지만 공무원들은 그대로다. 일부 승진하거나 퇴임한 사람도 있겠지만 전혀 다른 나라의 공무원은 아니다. 모두 대한민국 공무원들이다.
그리고 지금 그 공무원의 지휘자는 현 부총리 자신이다.
현 부총리가 지난 정부에서 한 일이니 '난 모르쇠'라고 한다면 스스로 책임감도 없고 리더십도 없고 능력도 없는 '4무 장관'임을 인정하는 것이다.
지난달 취임식에서 그가 한 말을 분명히 기억한다. 우리 경제가 무능력과 무기력, 그리고 무책임이라는 '3無 위기'를 애써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평가였다.
지금 경제부총리로서의 무능력과 무책임함을 스스로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 돌아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