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중앙회, 황해경제자유구역 '특화단지' 포기..'책임공방' 가열

"기업수요 저조"..관련 기관들 "무책임한 결정" 비판

입력 : 2013-04-19 오후 4:50:53
[뉴스토마토 이보라·이준영기자] 중소기업중앙회가 불황의 벽을 넘지 못하고 황해경제자유구역 중소기업 특화단지 조성을 끝내 포기했다. 이같은 결정에 대해 관련 기관들은 "중앙회의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비난하고 있고, 중앙회는 "어쩔 수 없었다"고 맞서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자체수요조사 결과에 따라 중소기업 특화단지를 포기하는 결정을 내렸고, 단지조성을 포기하는 내용의 공문을 지난 16일 황해청에 전달했다. 황해청은 새로운 사업자를 다시 찾아야할 상황에 처했다.
 
◇"기업 투자의욕 침체..어쩔 수 없는 결정"
 
중앙회는 지난 2011년 11월 황해청, 경기도, 평택시와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중소기업특화단지'를 조성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중앙회는 MOU체결 1년 반만인 지난 1일부터 12일까지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황해경제자유구역 현덕단지 입주희망 수요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신청건수는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단 10건에 불과해 단지조성을 포기했다.
 
중앙회 관계자는 "요즘 경기가 너무 안 좋아 기업 관계자들이 공장을 옮기거나 새로 조성하는 등의 대규모 투자를 꺼려 투자의욕 자체가 침체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지 입주조건이 너무 훌륭하지만 이 정도 조건에도 기업들이 움직이지 않은 것을 보면 중소기업의 침체가 정말 심각하다는 것을 체감했다"며 "1~2년이 지나 경기가 좋아질 수도 있는데, 시간이 촉박해 (사업을) 포기할 수 밖에 없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지역개발 염원 저버린 무책임한 결정"
 
반면 황해청과 경기도는 중앙회의 결정이 서운하기만 하다.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애초부터 의지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황해청 관계자는 "중앙회가 좋은 조건으로 기업을 모집할 수 있게끔 전력을 다했는데 이같은 결과를 통보해와 허무하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중소기업 특화단지가 조성될 현덕지구는 옆 지역의 시세보다 30%가량 싼 곳인데 이제와서 못한다는 것은 너무 무책임한 결정으로 애초의 사업의지조차 의심케 한다"고 비판했다.
 
이 사업에 관여한 한 관계자는 "지역 쪽에서는 지역개발의 염원을 저버린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중앙회가 기업 측의 사업 역량에 기반해 조사한 결과를 두고 무책임하다고 비난할 수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중앙회가 개발사업시행자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정부쪽에서 시행령 개정을 포함한 여러 요구조건을 들어줬는데 결정을 차일피일 미뤄오다 이제와서 못하겠다고 한 것은 문제"라고 덧붙였다.
 
중앙회가 사업을 포기함에 따라 황해청과 경기도는 지역주민들의 반발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일부 주민들은 상경해서 중앙회의 책임을 묻겠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 주민들은 황해경제자유구역 사업이 지연되자 경제자유구역 지구지정 해제까지 요구하고 있다. 개발을 전제로 지난 5년간 주택과 땅 거래 제한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황해경제자유구역 위치도
 
황해경제자유구역은 지식창조형 경제특구 개발과 중국을 대상으로 한 수출입 전진기지 육성을 위해 경기도와 충청남도가 충남 아산시 인주면, 충남 당진시 송악읍, 충남 서산시 지곡면에 공동개발 하기로 한 지역이다.
 
중소기업 특화단지가 조성될 현덕지구의 위치는 평택시 포승읍 신영리, 현덕면 권관리, 장수리 인근으로 면적은 2637만㎡(약 80만평)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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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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