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최근 금값이 폭락하고 있는 가운데 금값 하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우리금융지주 산하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23일 발표한 '금 가격 급락의 배경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전세계 경기 부진과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위험 약화 등으로 금값의 하향 안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경희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최근 금값 하락은 유로존 분열 등 시스템차원의 위기 발생 가능성에 대한 우려 완화, 세계경기의 전반적인 부진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약화, 미국의 경기 회복에 따른 달러 반등, 실질금리 상승 가능성 등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3차 양적완화와 유럽중앙은행(ECB)의 무제한 국채매입(OMT) 발표로 재정 우려가 완화된 반면, 세계경기는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자 금 수요가 위축돼 금값 하락을 견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값은 지난 2011년 9월 온스당 1900달러까지 상승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다 이후 1600~1800달러 범위내에서 등락을 지속하며 일정 수준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하루에도 10% 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금값은 지난 12일 5.0% 하락한데 이어 15일 9.1% 하락해 한때 온스당 1367달러까지 떨어졌다.
이후 소폭 반등해 지난 19일 1403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2011년 9월 기록한 전 고점 대비 약 25% 낮은 수준이다.
이같은 금값 폭락은 구제금융을 신청한 키프로스 중앙은행의 금 매도 가능성 등으로 촉발됐다. 이후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 재정 위기에 처한 유로존 국가들도 금 매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값 폭락을 부추겼다.
세계적인 경기 부진으로 디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상황에 처한 것도 금값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금은 인플레이션 헤지(hedge) 수단인 만큼 디플레이션 우려 속에서 금 수요가 위축돼 금값 하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화 하락 위험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서의 금 수요 감소도 금값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아울러 주요 금 소비국인 신흥국의 경기둔화도 금에 대한 실수요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꼽혔다.
송 책임연구원은 "장신구로서 금 소비의 약 40%를 차지하는 인도와 중국의 성장 둔화와 금값 급등 등으로 실물 금 수요가 2년 연속 감소했다"며 "최근 금값이 대폭 하락했으나 과거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인 점과 아시아 신흥국의 성장 둔화, 인도의 금 수입관세율 인상, 중국의 사치품 지출 규제 등을 고려할 때 실물 금 수요는 증가하더라도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세계 경기가 되살아나기 전까지 금 가격의 하향 안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송 책임연구원은 "유럽의 재정위기가 다시 부각될 경우 금값이 다시 강세를 보일 수 있지만 그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세계경기 부진과 이에 따른 디스인플레이션 환경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금값의 하향 안정세 역시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