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쑤는 변액보험펀드.."저조한 수익률은 태생적 한계"

시장상황 보다는 '과도한 사업비'가 문제

입력 : 2013-04-25 오전 7:00:00
[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변액보험 펀드의 수익률도 바닥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변액보험은 펀드투자 성과에 따라 보험금이 달라지는 상품으로, 최근 성과는 물가상승률이나 정기예금 이자수준에도 미치지 못해 '투자형 상품'이라는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변액보험은 사업비 10~21%와 위험보험료(사망보험금) 0.1~20% 등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투자하기 때문에 실제 소비자가 누리는 수익은 더 낮은 상황이다.
 
◇주식형, 깊어지는 마이너스 수익률
 
올들어 변액보험 펀드 중 주식형의 경우 마이너스 수익률이 깊어지고 있다. 채권형의 플러스 수익률도 1%내외에 불과하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으로 주식형의 수익률은 올들어 -3.34%, 주식혼합형은 -1.71%, 채권혼합형은 -0.47%를 기록했다.
 
채권형이 유일하게 1.53%의 수익을 냈다.
 
최근 1년간의 수익률을 보면 채권형이 5.31% 수익을 낸 가운데, 주식혼합형과 채권혼합형이 각각 0.49%와 2.35%로 예금금리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보였다. 주식형은 2.7% 손실로 집계됐다.
 
변액보험 펀드 자산 중 주식비중이 높다는 점은 우려를 더한다. 펀드순자산 65조7000억원 가운데 채권형은 10조원에 불과하고, 주식형에 16조원, 주식혼합형에 21조원, 채권혼합형에 18조원 가량으로 운용되고 있다.
 
금융소비자연맹은 "직전 1년간 변액유니버셜보험의 실효수익률(소비자가 납입한 보험료 대비 수익률)은 업계평균 1.55%로 최근 5년간 물가상승률 연평균 3.32%와 은행의 1년만기 정기예금이율 3.0%에도 훨씬 못 미친다"고 밝혔다.
 
변액보험에 가입한 한 투자자는 "2006년 이후 변액보험을 유지하고 있지만, 수익률은 0.35%에 되지 않는다"며 "사업비가 거의 14% 빠진걸 생각하면 아무리 비과세가 된다하더라도 적금이나 펀드로 굴리는 게 나을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변액보험펀드 유형별 평균성과
 (자료=제로인)
 
◇변액보험, 저조한 수익률은 '태생적 한계'
 
최근 변액보험 펀드 외에도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저조한 상황이지만, 문제의 핵심은 시장상황보다는 과도한 '사업비'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기욱 금융소비자연맹 보험국장은 "일반 펀드의 경우 100원에 가입했다면 수수료를 제외하고 99.5원이 투자되지만 변액보험은 사업비를 제외하고 88원이 투자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금융감독원의 변액보험 소규모펀드 정리 방안에 대해서는 "변액보험 수익률에 직결되는 펀드관리가 그동안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증거"라며 "사업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소규모 펀드를 정리한다고 해서 소비자들이 누리는 변액보험 수익률이 올라간다고 단정짓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국장은 "생명보험사들이 그간에는 보험사입장의 상품만 출시했지만 올해들어서는 중도해약 환급률을 높이는 등 소비자입장의 상품을 내놓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변액보험은 장기간 가입해야 하는 상품이지만 사업비 부분이 제대로 설명되지 않아 마치 보험이 아니라 펀드상품인 것처럼 취급되는 경우도 많았다"며 "소비자들은 변액보험의 사업비나 펀드운용수수료 등에 대해서 명확히 알고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변액보험 상품은 10년이상 가입했을 때 비과세된다는 혜택이 있지만, 국내 주식형 펀드는 세법상으로 매매차익이 비과세되기 때문에 주식형에 투자할 경우 투자자들이 원하는 비과세 효과는 반감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 연구원은 "해외 주식형이나 해외 채권형, 국내채권형 등 과세펀드의 경우 비과세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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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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