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이러다 간병재앙 온다

입력 : 2013-04-30 오전 6:00:02
[뉴스토마토 강진규기자]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들에게 제공되는 간병서비스의 질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30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12년 재가급여 장기요양기관 평가결과'를 보면 재가급여 노인장기요양서비스의 평균점수가 지난 2010년 81.2점에서 지난해 73.8점으로 7.4점이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노후 간병의 핵심인 재가급여 서비스가 개선되기는 커녕 거꾸로 가는 것은 노인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결코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그 원인부터 규명해 개선책을 논의하는 게 순서다.
 
그렇지만 국민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변명으로만 일관하고 있어 눈쌀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공단관계자는 평가결과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지난 2010년 평가 지표가 워낙 쉬워 만점을 받는 기관이 나타나는 등 전반적으로 점수가 높게 나타난 것이 문제로 지적됐다"며 "지표가 바뀌었기 때문에 (전년과) 비교해 통계점수가 높고 낮아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0년에는 신청을 받은 일부기관을 평가했지만 지난해에는 전체기관을 의무평가해 소규모기관과 처음 평가를 받는 기관이 많았고(5342개소, 58.2%), 변별력을 강화하기 위해 난이도 있는 지표를 새로 신설했다는 것.
 
그렇다면 비교 의미도 없는 통계는 왜 발표 한 것일까? 만약 의미 있는 평가를 한다면 동일 표본 비교와 새 지표 비교 두 개를 같이 활용할 수는 없었을까?
 
설사 변별력을 높인 평가결과라도 73점이라는 결과는 결코 높은 점수가 아니다. B학점도 안된다.
 
낙제를 겨우 면한 점수다.
 
공단은 둘러대고 볼 게 아니라 평가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서비스개선을 먼저 얘기했어야 하는 것은 아니었는 지 되돌아볼 일이다.  재가급여 수발서비스는 집 또는 근처에서 나이들어간다는 의미를 가진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의 핵심개념이다. 
 
이 재가급여 서비스가 낙후되면 신체적, 정신적 장애가 있는 고령자들이 갈 곳은 전문시설이나 요양병원등 시설 뿐이다. 공단은 변명으로 일관할 게 아니라 수발서비스 A학점에 도전하길 바란다.
 
미루기만 하면 간병 재앙을 피할 수 없을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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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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