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 버린 '어린이펀드'.."야속해"

1.7조 육박 어린이펀드..지나친 보수·회전율 빈축

입력 : 2013-05-01 오전 11:36:07
[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자녀 목돈 마련 펀드’, ‘자라는 꿈나무를 위한 펀드’.
 
하나같이 ‘자녀 미래 대비’를 이름 앞에 내건 어린이펀드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국내어린이주식형펀드는 일반 국내주식형펀드와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오히려 어린이펀드에 매겨진 보수와 회전율 등은 부적절하다는 평가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는 17개 자산운용사가 24개(운용순자산 10억원 이상)의 어린이펀드를 출시한 상태다. 현재 1조7000억원(펀드평가사 제로인 집계) 가량의 자금이 모였다. 지난 2007년 4월 8000억원 대비 2배 이상 훌쩍 커진 규모다.
 
여기에 5일 어린이날을 타깃으로 한 금융투자업계의 새 상품 출시와 마케팅이 봇물을 이룰 계획이어서 어린이펀드 수와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가치주 펀드를 표방한 어린이펀드는 부모가 자녀의 학자금 등 목돈 마련과 저축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자녀명의로 만들어주는 펀드다. 펀드 가입에 따른 혜택으로 어린이 경제교육이나 해외캠프 참가 기회가 제공된다는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 자녀명의로 만들 경우 3000만원 한도 내에서 증여세 공제 혜택도 누릴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문제는 장기투자펀드인 어린이펀드의 보수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다. 장기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만큼 어린이펀드의 보수는 일반펀드 대비 저렴하게 책정돼야 장기투자에 따른 보수 절감으로 수익률 상승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어린이주식형펀드의 단순평균보수는 1.70%. 국내주식형펀드 단순평균보수가 1.32%인 것에 비해 0.38%p 높은 수준이다.
 
펀드 회전율이 높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국내주식형펀드의 단순평균 매매회전율은 238% 정도인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일부 어린이펀드의 매매회전율은 400% 정도로 높은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수를 좀 더 낮추거나 시간 경과에 따라 보수를 줄여가는 구조 등 수익자인 어린이들에 대한 배려가 요구된다”며 “장기적립식투자와 가치투자를 명분으로 둔 어린이펀드 특성을 감안해 펀드회전율은 100% 이내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운용전략상 문제점도 꼬집었다. 가치형과 성장형 구분이 뚜렷하지 않은 혼합형으로 분류되고 있어 투자 스타일 유형으로는 일반 주식형펀드와의 차별성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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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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