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국가정보원의 조작 의혹이 제기된 이른바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에서 피고인 유모씨의 여동생이 오는 9일 증인으로 출석한다.
유씨 여동생은 이번 사건의 핵심 증인으로, 그가 국정원 조사단계에서 한 진술의 임의성을 두고 국정원·검찰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측의 주장이 정면으로 엇갈리고 있어 유씨 여동생의 법정 진술이 이번 사건에 큰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민변측 변호인단은 유씨의 변호를 맡고 있다.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이범균)의 심리로 열린 4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재판부는 "진술번복에 대한 임의성을 판단하기로 하고 유씨의 여동생을 첫 공판기일인 9일 증인으로 채택한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오늘 증인심문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심문사항도 미리 살펴봐야 할 필요성이 있고 검찰이 예상치 못한 가운데 당장 심문할 경우 공평의 원칙에 반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공판에서는 유씨 여동생 진술의 신빙성과 신변을 두고 검찰과 변호인단 설전이 벌어지면서 분위기가 과열돼 재판부가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먼저 유씨의 변호인단은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우씨의 여동생을 언제 강제 퇴거시킬지 모르는 상황에서 오늘 증인심문을 마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유씨의 여동생은 허가된 시간이 지났는데도 국정원 중앙합동신문센터로 복귀하지 않고 있다"며 "변호인측이 유씨 여동생의 신변을 확보한 상태에서 유씨에게 유리한 진술을 끌어내기 위해 회유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또 '국정원 사건 조작 의혹' 기자회견 등 변호인단 측 행위에 대한 재판부의 경고도 있었다.
재판부는 변호인단측에 "기자회견 등 재판 외적인 활동으로 핵심증인의 신빙성 여부에 관해 의문을 제기해 재판에 영향을 주는 행동은 적절치 못하니 삼가해 달라"며 "계속하면 재판부도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유씨는 자신이 관리하고 있는 탈북자 명단과 국내 정착상황 등을 북한 보위부에 넘긴 혐의로 국정원에 검거됐으며, 검찰은 지난 2월26일 유씨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유씨의 변호인단은 지난 5일 국정원이 유씨 여동생의 법정진술을 막기 위해 출입국관리소 직원을 통해 유씨 여동생의 출석을 요구하고 강제출국을 시도하고 있다며 성명을 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7일에는 '국가정보원 탈북 화교남매 간첩조작사건 여동생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유씨의 간첩사건은 국정원에 의해 조작된 사건"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