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유미기자] 지난 2일 유럽 중앙은행(ECB)의 금리 인하로 기대됐던 유럽발 유동성 랠리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럽의 재정긴축 기조가 완화되면서 외국계 투자자금 유입을 예상했다. 하지만 6월 초까지 뱅가드 물량 출회가 지속되면서 외국계 자금 유입의 영향이 축소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었다.
유럽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 결정을 내린 다음날인 3일, KDB대우증권은 글로벌 유동성 확충에 기댄 유동성 랠리를 기대한다는 의견을 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유럽에서 재정긴축 기조 완화에 대한 필요성이 점차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다"며 "가깝게는 지난해 11월~12월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4차 양적완화로 코스피 지수가 9% 상승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외국인에 의한 유동성 랠리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7일 김 연구원은 "다음주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서 재정긴축 완화 추세가 확실해질 것"이라며 "금리 인하 결정 이후 외국인 매도세가 잦아들었다가 7일 다시 확대되면서 예측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이번 달 전체적으로 보면 외국인 유동성 유입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증권가에는 유럽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시각도 있다.
7일 조준 SK증권 연구원은 "유럽의 금리 인하 결정으로 증시 자금에 우호적 환경이 형성된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이전과는 달리 엔화 약세로 산업 지형이 바뀌면서 외국인 투자자금에 큰 기대를 갖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정수헌 SK증권 연구원도 "외국인 수급면에서는 뱅가드 펀드 물량 출회가 6주 가량 남은 상황에서 당장 외국인 자금 유입은 어렵다"며 "6월 초부터는 펀드 자금의 교체 수요가 유입되면서 외국인 자금이 확장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동성 랠리의 수혜 업종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외국인 주도의 유동성 랠리에서 공통적으로 강세를 나타냈던 부문은 조선, 건설, 증권업으로 나타났다. 거래가 쉬운 낙폭과대 대형주에 유동성이 몰리기 때문이다.
(자료제공=KDB대우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이들 업종에 대해 장기적 매수를 권유할 상황은 아니지만 최근 주가 급락 과정에서 밸류에이션 메리트가 높아졌다"며 "정책 효과에 기댄 트레이딩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어떤 업종은 유동성 유입을 기대하기에는 심각한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었다.
7일 정상협 동양증권 연구원은 “건설업종의 실적 리스크는 이제 막 시작된 단계”라며 “단기 자금이 들어온다고 해도 다른 업종에 비해 떠안는 리스크가 크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조선업종의 밸류에이션은 2010년 저점을 유지하고 있다”며 “펀더멘탈이 개선되는 요소가 뚜렸하게 나타나지 않는 한 매수세가 유입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