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얼마전 선박펀드 모집에 투자자들이 우르르 몰려든 일이 있었습니다.
최근 몇 년간 해운업이 불황을 이어가면서 선박펀드가 상장폐지되기도 했고 분배금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는 사태가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이렇게 몰려든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물론 해운경기가 바닥을 치고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작용했지만, 이보다는 최근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일정한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으로 관심이 쏠리면서 선박펀드가 주목을 받게 됐다고 합니다.
최근 물가 상승률도 뛰어넘지 못하는 은행 이자에 대한 실망감과 지나치게 불안정한 증시에 지친 투자자들은 '은행예금 이자 플러스 알파(+α)'를 꾸준히 낼 수 있는 상품을 찾고 있습니다 . 시장대비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만 찾던 기존과는 좀 다른 모습인데요.
'위험지표를 공부하자 ②베타계수'의 '레버리지 인덱스 펀드'에서도 설명한 것처럼, 지금까지 많은 투자상품은 '베타(β)'를 높여 시장대비 몇 배의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설계됐고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높은 수익을 누렸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베타를 높여놓은 상품들은 시장이 하락하면 반대로 몇 배의 손실을 내는데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많은 요즘 이런 상품에 투자하면 지금까지 차곡차곡 쌓아놓은 수익을 한 번에 날려버릴 수 있죠.
그래서 펀드 위험지표 중에서 '젠센의 알파'를 아는 일은 요즘처럼 시장이 불안정한, 저금리·고물가 시대에 더욱 중요한 것 같습니다.
경제학자 마이클 젠센이 말한 알파란 '펀드의 실제 수익률이 시장균형을 가정한 경우의 기대수익률보다 얼마나 높은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펀드의 실제수익률에서 기대수익률을 뺀 값'인데요.
쉽게 말하면 젠센의 알파는 시장 움직임과 관계없이 펀드가 낼 수 있는 기대수익률에 비해 실제로 얼마나 플러스 알파의 수익률을 더 냈는지 알려주는 수치입니다.
그러니 젠센의 알파가 0보다 크다는 것은 펀드의 기대수익률보다 실제수익률이 더 높았다는 뜻으로, 수치가 클수록 좋습니다.
그러면 펀드가 시장 움직임은 제쳐두고 플러스 알파의 수익률을 낼 수 있는 비결은 뭘까요? 펀드 내에 어떤 종목이 들어있는지, 얼마나 들어있는지 등에 달려있고, 펀드매니저가 이를 결정합니다.
그러니 펀드매니저가 종목선택이나 구성비 변경, 업종 비중 조절 등 시장평균 수익률을 이기기 위해 취한 활동이 성공적이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젠센의 알파입니다.
시장의 기대수익률이 7%였는데 만약 펀드에서 10%수익률이 나왔다면 펀드매니저가 종목선정 등을 통해서 3%만큼 운용을 잘 했다는 얘기가 되겠죠.
젠센의 알파 값이 높을수록 펀드매니저가 적절한 종목과 타이밍을 잘 골라 효과적으로 투자했다는 말입니다. '젠센의 알파를 보면 펀드매니저의 능력을 알 수 있다'는 말도 여기서 나왔습니다.
마지막으로 알아볼 위험지표는 트래킹에러와 정보비율입니다. 트래킹에러는, 추적오차라고도 하는데 펀드의 수익률과 펀드가 추종하는 지수인 벤치마크 수익률 간의 차이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트래킹에러가 작다는 것은 펀드 수익률이 벤치마크 수익률을 잘 따라가고 있다는 것이고, 트래킹에러가 크다는 것은 펀드 수익률과 벤치마크 수익률 간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예기치 못한 이익이나 손실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뜻입니다.
이 트래킹에러를 활용하는 것이 정보비율인데요. 정보비율은 펀드 수익률에서 벤치마크 수익률을 뺀 수치를 트래킹에러로 나눈 값으로, 투자기간동안 펀드수익률과 벤치마크 수익률이 얼마나 차이를 보이면서 운용되어 왔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정보비율도 높을수록 좋겠죠.
정보비율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벤치마크를 초과한 수익을 얻는 원천이 펀드매니저만의 고유한 정보때문이라 여기기 때문인데요. 정보비율 역시 높을수록 펀드매니저 능력이 탁월하다는 걸 의미합니다.
다만 짧은 기간동안 계산되는 정보비율은 펀드매니저의 능력외에 운 등 다른 요인이 큰 비중을 차지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정보비율을 보고 펀드매니저의 능력을 평가하려면 성과측정기간이 충분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여러가지 위험지표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펀드 위험지표를 알아보는 첫 시간에 말한것처럼 위험과 수익은 동전의 앞면과 뒷면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높은 위험이 있다는 거죠.
투자전 펀드위험 지표를 확인해보고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는 펀드인지, 위험을 감수한 만큼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있는 펀드인지를 체크해보시길 바랍니다.
◇펀드위험지표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