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코스닥 기업의 상장과 공시업무를 담당해 온 코스닥시장본부가 독립성 강화를 위해 8년여만에 한국거래소 이사회로부터 분리된다. 독립적으로 운영하다가 거래소에 통합됐던 코스닥이 다시 독립하는 것이다.
코스닥시장본부의 독립성을 강화해 침체된 시장 활성화를 적극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政, 코스닥시장본부 독립기구 재편
정부는 15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창조경제 활성화의 일환으로 이같은 코스닥 시장의 생태계 개편을 담은 '벤처·창업 자금 생태계 선순환 방안'을 내놨다.
개편안에 따르면 정부는 거래소 정관 개정을 통해 기존 감시위원회·유가시장위원회 등과 함께 거래소 이사회의 소위원회에 머물렀던 코스닥시장위원회를 독립기구로 분리해 코스닥본부의 독자적 운영과 관할을 담당토록 했다.
이에 따라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2005년 한국거래소에 통합된 이후 8년만에 시장감시본부와 같은 법적 독립기구로 탈바꿈하게 된다.
<코스닥시장본부 지배구조 개편안>
(자료 제공 = 기획배정부, 금융위원회)
시장 구조개편과 함께 일부 벤처, 중소기업의 코스닥 시장 상장을 가로막던 관련 규정도 대폭 개선된다.
법인설립 경과 연수나 최대주주의 보호예수 의무기간 등 상장 요건과 일부 질적 심사도 투자자보호를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대폭 완화된다.
최근 위축됐던 코스닥 상장을 유치하기 위해 전담 부서와 한국IR협의회의 확대를 통해 코스닥 기업들에 대한 무상 IR서비스를 제공해 상장 전·후 투자자들의 관심도 유도하기로 했다.
한편, 정부는 거래소, 코스닥 시장본부와 함께 내달까지 지배구조 개편과 인적쇄신, 상장과 이후 관리 제도의 개편 등을 담은 세부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개편과 관련해 정부는 "코스닥 시장의 대대적 개편을 통해 혁신기업의 자금조달 창구라는 본연의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독립성과 전문성을 대폭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립된 코스닥시장본부..회복 가능할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일단, 코스닥시장본부 분리는 이전 코스닥 시장의 설립 취지를 회복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란 반응이다.
통합이후 규모가 큰 유가증권 시장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한데다, 각종 제도마저 코스닥 시장의 입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독립적 구조를 통한 규정마련과 운영이 시장 활성화를 이끌 수 있다는 진단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같은 코스닥시장본부의 독립이 이후 코스닥 시장의 분리를 통한 거래시장 다원화에 나서기 위한 전 단계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전부터 국내 시장 확대를 위해 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 시장을 분리한 거래시장에 대한 정책적 논의가 진행되어온 만큼 이를 위한 수순이 아니겠냐"고 점쳤다.
이와 함께 이전 통합거래소 설립에 대한 실패를 정부 스스로 인정한 셈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2005년 통합당시 통합거래소 설립이 전세계적 트렌드로 각광을 받으며 세계 거래소 시장의 경쟁력 제고를 기대했지만, 실제 시장 축소와 양극화만을 야기했다"며 "절름발이 시장을 만들었다는 비판과 인식이 새정부들어 코스닥시장의 분할과 활성화를 위한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