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영기자] 15일 발표된 정부의 '벤처·창업 자금생태계 선순환 방안'의 핵심은 성공한 1세대 벤처기업이 후배 벤처기업을 이끌어 갈수 있도록 유도하는 데 있다.
벤처를 가장 잘 이해하고 벤처에 투자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환경을 갖고 있는 것 역시 벤처기업이라는 판단때문이다.
정부는 우선 벤처 1세대가 벤처투자를 활성화 할 수 있도록 ▲주식 매각으로 벤처기업 재투자 시 양도소득세 납부 시점 연장 ▲투자금액 소득공제 비율 확대 ▲후배육성펀드 조성 등을 대책으로 내 놨다.
경영권 이전을 수반하는 주식 매각으로 현금화된 자금을 일정기간 내 벤처기업 등에 재투자하는 경우 처분 시까지 양도소득세(10%) 납부를 연장하기로 하고, 전략적 제휴 목적으로 비상장 주식을 교환하는 경우도 매도기업(매출액 대비 R&D투자 비중 5% 이상 중소기업) 주주가 교환 주식을 처분할 때까지 양도소득세 납부를 연장해주기로 했다.
엔젤투자에 대한 세제혜택도 투자금액 5000만원까지의 소득공제 비율을 30%에서 50%로 확대하고, 연간 종합소득 중 공제한도도 40%에서 50%로 늘릴 예정이다.
성공한 선배 벤처들의 전문화된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 내기 위해 1000억원 규모의 '후배육성펀드'도 만든다
또 1세대 벤처기업이 일반엔젤과 달리 큰 금액을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전문엔젤로 나설 수 있도록 전문엔젤 투자에 2억원까지 R&D를 매칭 지원하는 대책도 내 놨다.
정부 스스로 '세계 최고수준'의 대책이라고 자평하는 만큼, 벤처업계의 반응도 일단은 나쁘지 않다.
벤처기업협회 관계자는 "정부의 벤처1세대 투자활성화 정책에 환영한다"며 "벤처업계 숙원사항인 벤처투자 세제혜택이나 후배육성펀드 등은 벤처투자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성공한 벤처기업의 성공담뿐 아니라 실패담도 후배 벤처기업에 유용하기에 경영노하우에 대한 멘토링이 가능하다"며 "정부의 벤처 창업 자금생태계 선순환 방안은 선배 벤처인이 후배 벤처인에게 투자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기술벤처재단 관계자도 "한번 성공한 선배 벤처인들은 그 과정을 해봤기에 눈에 보이지 않는 미래가치에 투자를 할 수 있어 벤처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창업한지 2년10개월이 된 한 벤처기업 대표는 "초기벤처기업은 아이디어와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이 없기에 어려운 점이 많다"며 "이번 정책은 초기 벤처기업이 선배 벤처기업으로부터 재정적 투자지원과 성공 노하우를 전수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면 이번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갖는 초기 벤처기업들도 있었다. 벤처투자 현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대책이라는 지적이다.
또다른 벤처기업 대표는 "1세대 벤처가 벤처투자 시 세금혜택 등을 준다고 해서 벤처 투자가 활성화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근본적으로 벤처투자 고려 대상을 따질 때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보다 현재 매출과 학력, 출신 회사등을 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매출과 인맥 중심의 벤처투자 문화가 더 문제라는 지적이다.
그는 "정부의 이번 정책이 벤처 투자 활성화에 도움이 되겠지만 선배 벤처기업인들의 출구전략에 대한 지원책도 보완돼야 실효성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