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성원기자] 환헤지 통화옵션 파생상품 키코(KIKO)를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될 조짐이다.
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7개 은행의 파생상품담당 부행장들은 지난 6일 오후 연합회에 모여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금융기관들이 환위험을 고스란히 떠안을 처지에 놓였다"며 "이에 따라 앞으로 단순 선물환 등 모든 환헤지 계약의 해지도 가능해질 수 있어 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만약 다른 기업들도 소송에 나서면 기업이 거래한 계약금액 전체를 은행이 대신 외환시장에서 매입해야 하므로, 환율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은행들은 또 "파생상품시장이 위축되면 상품가격에 대한 헤지 수단이 줄어들어 국내 기업들도 경영활동에 타격을 받게 된다"고 강조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30일 주식회사 모나미와 디에스엘시디가 SC제일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옵션계약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에 대해 "본안 판결 선고시까지 키코 계약의 해지 의사를 송달한 11월3일 이후 구간의 효력을 정지한다"고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대해 SC제일은행은 5일 동 법원 재판부에 판결 재고를 요구하는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 법원의 이번 결정에 따라 SC제일은행은 지난해 11월3일 이후 만기가 도래하는 달러화 지불액을 해당 기업 대신 키코 관련 반대거래를 체결한 은행에 지불해야하는 부담을 안게 됐기 때문이다.
일단 키코를 둘러싼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다.
만약 법원이 SC제일은행의 이의신청을 기각할 경우 키코 문제를 둘러싼 법적 공방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C제일은행은 이의신청이 기각될 경우 고등법원에 항소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반대로 법원이 은행권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일 경우 중소기업의 반발이 잇따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번 회의에는 산업·국민·우리·신한·외환·한국씨티·SC제일은행 등 7개 은행 부행장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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