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성추문 사태와 관련한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15일엔 인턴 여성의 피해 사실을 보고 받은 주미 한국대사관 한국문화원이 사건을 은폐하려고 시도한 정황이 포착된 것.
이번 방미 일정 기간 동안 인턴 및 차량을 지원하는 등 실무를 담당한 문화원은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이 벌어진 뒤 최병구 문화원장이 청와대 선임행정관과 함께 피해 여성을 방문했다.
이들은 피해 여성과 사직한 문화원 여직원에게 미국 경찰에 신고하지 말 것을 당부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가해자인 윤 전 대변인까지 달려와 무마를 시도하기 위해 방문을 두드렸지만 여성들은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사실상 압력을 가하려다 실패한 셈이다.
또 피해 여성이 윤 전 대변인으로부터 호텔 바에서 1차 가해를 당한 직후 이를 보고했지만 문화원 측이 묵살한 것으로 전해져 초기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윤 전 대변인이 지내던 방에서 2차 가해가 일어났고, 2차 가해 이후 압력을 통해 사건의 무마를 시도했으면서도 성추문이 세상에 알려진 초기엔 관련 내용을 부인해 은폐를 시도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뿐만 아니라 문화원은 '줄행랑'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윤 전 대변인의 귀국에도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와대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윤 전 대변인에게 여권을 건네주고, 공항까지 차량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쟁점이 되는 것이 청와대의 윤 전 대변인 귀국 종용 여부이다. 사의를 표명한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은 윤 전 대변인이 기자회견을 통해 청와대가 귀국을 지시했다고 밝히자 즉각 그런 바 없다고 반박했었다. 하지만 정황으로 볼 때 어떤 형태로든 개입이 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허리를 한 번 툭 쳤다", "속옷 차림이었다"는 윤 전 대변인의 증언과 달리 윤 전 대변인이 피해 여성에게 알몸을 노출한 것으로 드러나는 등 청와대와 문화원, 윤 전 대변인을 가리지 않고 거짓말 논란도 증폭되고 있다.
이 밖에도 사건을 인지한 미국 국무부가 LA로 출발 직전인 대통령 전용기를 찾아와 최영진 주미대사에게 피해 여성에게 압력을 가하지 말라고 주문했다는 언론 보도도 추락한 국격과 관련해 여론의 공분을 사고 있다. 사상 초유의 '윤창중 스캔들'은 이해당사자들의 거짓말로 전말이 드러나지 않은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사진=곽보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