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중국 중소형주의 급격한 상승 흐름이 조만간 막을 내릴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20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은 천 리 UBS 투자전략가의 말을 인용해 "두 달 안에 차이넥스트의 거품이 사그라들 것"이라고 전했다.
천 투자전략가는 지난 2011년 1월 중소형주의 급락을 예견했던 인물로 당시 차이넥스트는 9개월에 걸쳐 21% 하락했다.
중소형주로 구성된 차이넥스트는 지난 17일을 기준으로 올해에만 43% 급등했다.
같은 기간 상하이종합지수가 0.6%의 변동폭을 기록한 것과 상당한 대조를 이룬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1월 5% 넘는 상승세를 보이며 연초 랠리에 시동을 거는 듯 했으나 3~4월 8% 가까운 조정을 거쳤다.
이 기간 선전A주식과 상하이A주식 중 시가총액이 큰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300 지수도 2.7% 오르는데 그쳤다.
◇중국 차이넥스트, 상하이종합지수 주가 추이(자료=중국 투자정보사이트 '大智慧'홈페이지')
◇정부의 산업육성정책이 '투자 붐' 불러와
대형주 시장이 부진함에도 불구하고 중소형주가 호황을 누린 것은 정부의 산업 육성 계획때문이란 분석이다.
지난 3월 공식적으로 출범한 시진핑·리커창 정부는 대체에너지, IT, 소비재 산업을 키우겠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지난해 HSBC가 보고서를 통해 "중국 정부는 2015년까지 국내총생산(GDP)에서 신흥 전략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8%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전한 것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HSBC는 정부의 중점 육성 대상으로 클라우드 컴퓨팅을 비롯한 정보통신(IT) 업종과 대체 에너지 업종을 꼽은 바 있다.
두멍 차이나인터내셔널 펀드매니지먼트(CIFM) 담당자는 "내수 확대를 위한 정부의 노력이 신흥 산업으로의 투자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이 영향에 중국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화이브라더스와 동영상 스트리밍 기업인 러스왕 등이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혔다.
◇주가급등 과도.."실적과 비교해서 과대평가"
그러나 기업 실적과 비교해 보았을 때 최근의 주가 급등은 과도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선인완궈증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중소기업들의 평균 순익은 전년 동기대비 2.6% 증가했다. 지난해 9.1%의 손실을 기록한 것에서 크게 개선된 모습이다.
반면 같은 기간 CSI300 지수에 상장된 기업들의 평균 순익은 9.8%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3.2% 증가했다.
쿵링페이 선인완궈증권 애널리스트는 "중소형주의 실적 증가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며 "이는 현재 주식 평가치와도 맞지 않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천 투자전략가 역시 "올해 중소형주의 실적은 25% 가량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시장의 전망치 50%와 큰 차이가 있다"고 언급했다.
하오홍 중국건설은행 수석투자전략가도 "차이넥스트는 기업 실적이 둔화됨에 따라 조정을 거칠 것으로 전망된다"며 비슷한 의견을 전했다.
◇긴축 선회 시..중소형주 지고 대형주 뜬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향후 중국의 통화정책 향방이 중소형주의 앞날도 가를 것으로 전망했다.
통화정책이 긴축으로 선회할 경우 시장의 유동성이 줄어드는 만큼 자금은 대형주 시장으로 몰릴 것이란 분석이다.
천 투자전략가는 "시장의 유동성이 줄어들 수록 자금은 대형주 시장으로 집중될 것"이라며 "중국 정부가 유동성 공급 속도 조절에 나선 만큼 중소형주 시장의 부진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최근 중국 정부가 채권 판매에 나서는 등 금융 시장의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는 상황이 이를 뒷받침 한다고 그는 말했다.
1분기 경제성장률이 시장의 예상보다 낮은 7.7%에 그쳤지만 저우샤오촨 중국인민은행 총재가 "경제 구조조정 등을 감안할 때 성장 속도는 보통 수준"이라고 언급한 점 역시 이 같은 시각을 지지한다.
하오 투자전략가도 "중소형주 시장은 가장 위험도가 큰 투자처 중 하나"라며 "차이넥스트의 강세장이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중소형주에 대한 매기가 대형주로 옮겨가며 상하이종합지수도 키맞추기가 진행될 수 있을 지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상하이종합지수가 4주 연속 양봉을 이어가며 60일 이동평균선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차오쉬에펑 화시증권 리서치센터 담당자는 "중국의 경제 상황은 점차 나아지고 있는 중"이라며 "추가적인 부동산 규제책이 없을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성장 전망에 긍정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