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국가정보원의 정치개입 의혹이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 대선 때 불거진 댓글 사건에 이어 박원순 서울시장 제압 문건과 반값등록금 차단 공작에 관한 문건이 차례로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6월 국회에선 이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당장 민주당 국정원국기문란진상조사특별위원회(위원장 신경민)는 20일 기자회견에서 검찰의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사진=박수현 기자)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 시절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정치개입에 대한 수사 및 박원순·반값등록금 문건에 관한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제기된 국정원의 정치개입 의혹 말고도 또 다른 공작이 자행되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국정원특위 위원인 박범계 의원은 "2009년 원세훈 전 원장의 임명부터 2010년 지방선거에 대한 대응전략, 박원순 시장과 좌파벨트에 대한 차단 등 SNS 상에서의 대응을 합쳐보면 일회적인 선거개입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것은 원 전 원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모종의 미션을 받고 총체적이고 광범위하게 임기 내내 수행했던 일종의 대국민심리전"이라고 의심했다.
전병헌 원내대표 또한 21일 "국정원 국기문란의 끝이 어디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불법대선개입에 이어 서울시장, 반값등록금 공작까지 정말로 시간이 갈수록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전 원내대표는 "국민의 분노가 커지고 있고, 내일은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면서 "공작자가 청와대에 근무하고 있다. 공작정치의 어두운 계보가 박근혜 정부까지 이어진 것이 아닌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한구·박기춘 여야 전임 원내대표는 국정원 정치개입에 관해 검찰의 조사가 끝난 뒤 국정조사를 실시키로 합의한 바 있다.
민주당은 제기된 의혹은 물론 또 다른 국정원 정치개입 정황에 대한 검찰의 전방위한 수사를 촉구하면서, 새누리당에는 검찰조사 이후 국정조사 실시를 재확인하라고 압박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박범계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금주 중에 드러난 모든 사실관계를 정리해서 법리검토를 끝낸 뒤 추가 고발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박원순·반값등록금 문건들이 이미 드러나 있고, 거기에는 구체적인 작성자의 성명과 직급 및 심지어 휴대전화번호까지 기재되어 있다"면서 "이것을 부인하고 수사하지 않기는 어려운 일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근혜 정부가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성추문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이슈로 떠오른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이 정가의 또 다른 태풍이 될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