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국정원 문건' 지휘라인 MB·원세훈 금주내 고발 검토"

입력 : 2013-05-20 오후 4:31:44
[뉴스토마토 최기철·한광범기자] 국가정보원에서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정치개입 의혹 문건과 관련해 민주당이 이명박 전 대통령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포함한 지휘라인과 관련 실무자들을 이번 주 안으로 검찰에 고발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법률지원국 관계자는 최근 진선미 의원이 폭로한 국정원 작성 추정 문건 2건과 관련해 "지휘라인에 원 전 원장과 이 전 대통령이 있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이 부분을 검토 중이며, 관련 의혹에 대한 검토가 끝나는 대로 이 전 대통령과 원 전 원장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문건에 작성자로 나오는 국익전략실 사회팀 6급 조모씨와 그의 상관인 4급 함모씨, 사회팀장 추모씨 역시 고발대상에 포함할 계획이다. 이 중 추씨는 현재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파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측이 현재 검토중인 구체적인 의혹은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서울시장의 좌편향 시정운영 실태 및 대응방향' 문건과 '좌파의 등록금 주장 허구성 전파로 파상공세 차단'이라는 두 문건을 통한 국정원의 정치개입 여부이다.
 
이 문건들이 다루고 있는 것은 당시 첨예했던 정치적인 핵심 쟁점으로, 국정원이 이들 문건에 언급된 대로 활동했다면 국내 정치개입을 금지하는 국가정보원법 위반사항이 될 수 있다는 게 민주당측 설명이다.
 
또 이 두 문건이 각각 2011년 11월과 같은 해 6월에 작성된 것으로 표시되어 있어 2012년 4월 총선까지 영향을 준 것으로 볼 수 있다면 공직선거법 위반까지도 의혹이 번질 수 있는 상황이다.
 
아직 이 문건들이 국정원에서 작성된 것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민주당이 이를 고발할 경우 국정원은 또 한 번 정치개입 및 선거개입 등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안에 따라서는 역대 세 번째의 압수수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검찰 고위관계자는 "고발이 접수되면 보고 판단해야겠지만 지금 뭐라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다만, 민주당이 고발 예정인 이번 문건에 대한 수사가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인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사건과는 별건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검찰은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을 ▲원세훈 국정원장이 연루된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국정원 정보 유출사건 ▲국정원 여직원 감금사건 ▲김용판 서울경찰청장 등 경찰 윗선의 수사개입사건 등 네가지 줄기로 나눠 수사를 진행해왔다. 
 
그동안 수사를 진행해오면서 검찰은 사전 계획대로 속도를 유지하는 데 극히 민감할 정도로 신경을 쓰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선거법 위반혐의는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의 핵심쟁점으로, 다음달 19일 공소시효가 끝나기 때문에 이번 사건과 엮어 수사할 경우 수사진행 템포가 느려져 수사이 본류를 놓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또 지난달 30일 국정원 압수수색 이후로 검찰은 '김용판 서울경찰청장 등 경찰 윗선의 수사개입'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20일 이 혐의에 대한 증거물 확보를 위해 서울지방경찰청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앞서 진 의원이 폭로한 두 문건 중 박 시장과 관련된 문건은 A4용지 6쪽 분량으로 "박 시장이 깃발시위대 손해배상금 징수를 포기함으로써 좌파 불법시위에 면죄부를 줬고 희망서울정책자문위 발족 등 좌파 위주의 정책운영을 기도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응을 지시하고 있다.
 
또 등록금과 관련된 A4용지 1쪽 짜리 문건에는 "야당과 좌파진영에서 당·정이 협의해 등록금 부담 완화 대책을 마련키로 했음에도 '등록금 인상=정부책임'구도 부각에 혈안이 되어 있다"며 "'등록금 상한제'를 주장하는 민노당 권영길 의원은 자녀들을 해외로 보냈고, '공짜 등록금'을 주장하는 민주당 정동영 의원도 장남을 미국 고등학교로 유학보내는 등 이율 배반적 처신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자료제공=진선미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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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