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내연녀와의 외도, 애완견 살해, 무면허 운전, 단속무마 청탁 등의 이유로 파면된 경찰관에게 법원이 복직의 길을 열어줬다.
서울행정법원 행정합의7부(재판장 송우철)는 박모씨(36)가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파면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가 저지른 행위가 결코 가볍지 않아 중징계를 피할 수 없다하더라도, 파면 처분은 비례의 원칙을 위반해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2007년 부인과 이혼하기로 하되 아들이 대학에 입학하면 이혼 절차를 밟기로 합의했다"며 "내연녀와의 동거가 혼인관계 파탄의 원인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연녀의 애완견을 죽인 행위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저지른 것"라며 "무면허 운전도 공무수행을 위해 112순찰차를 운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원고가 노래방 단속과 관련해 단속경찰관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단속을 무마하려고 시도하지는 않았다"며 "내연녀의 부탁으로 자신을 과시하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경찰청장 표창 1회를 포함해 총 16회 표창을 받았다"며 "경찰공무원 징계 규칙을 보면 경감 이하의 경우 직무와 관련한 금품 수수 등이 아닌 한 경찰청장 표창을 받은 공적이 있으면 징계를 감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1992년 순경으로 임용돼 19년 넘게 경찰에 몸 담은 박씨는 2012년 1월 성실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A경찰서 징계위원회로부터 파면처분을 받았다.
징계사유는 기혼임에도 내연녀 동거한 점과 내연녀의 애완견을 죽인 점, 무면허 상태에서 순찰차를 운전한 점, 단속경찰관에게 특정 노래방 단속 무마를 청탁한 점이었다.
박씨는 행정안전부에 소청심사를 청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징계사유는 인정하지만 너무 가혹한 처분"이라며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