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올해 3월 기준으로 국내 비정규직 노동자는 전체 임금노동자의 32.3% 수준인 573만2000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0% 포인트 줄어든 것이지만 비정규직 가운데 시간제 노동자가 늘고 월급 자체는 1년 전 보다 줄어드는 등 고용질은 악화되는 양상을 나타냈다.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는 10대, 50대, 60대에서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들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13년 3월 경제활동인구조사의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비정규직노동자는 573만2000명으로 한시직 333만1000명, 파견·용역 등 비전형 220만8000명, 시간제 175만7000명으로 조사됐다.
비정규직 노동자는 한시직이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는 셈인데 통계청에 따르면 한시직 중 기간제노동자는 늘고 비기간제노동자는 줄고 있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 비기간제 노동자는 1년 전과 비교해 12.2%(10만2000명)나 크게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별로 비정규직 노동자가 가장 많은 세대는 40대였다.
그 뒤를 50대, 30대, 60대 이상이 이었다.
주목되는 건 1년 전과 비교한 증감률로 따져봤을 때 10대(2만1000명, 16.5%), 50대(5만5000명, 4.6%), 60세 이상(6만7000명, 7.2%)에서 비정규직 비율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전체적으로 이번 조사 결과 비정규직 노동자는 최근 3년치 통계 가운데 가장 적은 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비정규직 노동자는 2011년 3월 577만1000명에서 2012년 3월580만9000명으로 늘었고 올해는 1년 전보다 7만7000명 줄어들었다.
하지만 내용을 놓고 보면 월평균 임금이 65만1000원에 그치는 시간제 노동자가 1년 전보다 3.3%(5만6000명) 증가하는 등 고용질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간제 노동자의 경우 여성(41.7%)이 남성(17.8%) 보다 2배 이상 많았고 연령별로는 60세 이상이 가장 많은 비중(45만1000명)을 차지하는 등 특징을 나타냈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임금과 복지 수준도 정규직 보다 크게 떨어졌다.
조사 결과 비정규직 노동자의 평균 근속기간은 2년5개월로 정규직 노동자의 근속기간인 7년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쳤다.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 가운데 절반 이상(53.6%)은 근속기간이 1년 미만으로 나타났다.
최근 3개월(1~3월) 임금을 기준으로 한 월평균 임금도 비정규직 노동자는 141만2000원으로 조사돼 정규직 노동자가 받는 253만3000원 보다 100만원 이상 낮았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올해 월평균 임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4% 줄어든 것이기도 하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 사이의 불평등도 여전했다.
전체 임금노동자의 노동조합 가입률이 12.1%로 조사된 가운데 정규직은 가입률이16.5%. 비정규직은 2.8%에 그쳤다.
근로계약서를 서면으로 작성한 비율은 정규직(53.6%)과 비정규직(55.3%)이 비슷하게 나타났지만 비정규직 가운데 시간제 노동자는 이 비율이 37.3%에 그쳤다.
결과적으로 이번 조사 결과 비정규직 노동자 비중은 1년 전 보다 줄었지만 고용질은 악화된 게 확인됐다.
공미숙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이에 대해 "이번 조사 결과 한시직, 그 중 비기간제가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그 때문에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의 임금과 근로복지 수혜율이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공 과장은 "비기간제의 경우 계약을 반복갱신해 고용을 잇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 그 수가 많이 줄었다"면서 "이들의 이동 경로를 좇다보니 정규직으로 전환된 경우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정규직 전환이 증가한 이유에 대해선 통계청도 정확한 사유를 모르는 상황이다.
공 과장은 "최근 대기업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그게 이번 통계에 반영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