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송주연기자] 금융당국 수장이 취임한 후 처음으로 금융지주사 회장들과 회동을 가졌다. 중도 사퇴 의사를 밝힌 회장을 대신해 은행장들이 참석하거나 임기를 다한 회장들도 있어 첫 만남을 갖기에는 아직 이른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사진 왼쪽부터 이상연 한국자산관리공사 부사장,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 내정자, 한동우 신한지주 회장, 어윤대 KB금융회장, 신제윤 금융위원장, 최수현 금융감독원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서종대 주택금융공사 사장.
신충식 행장은 지난주 사의를 표명한 신동규 농협금융지주 회장을 대신해 참석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오전 11시에 이사회가 있어 회장 대신 은행장이 참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농협지주 이사회에서는 차기회장 선임을 위한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했다.
우리금융(053000)지주에서는 이순우 우리은행장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전날 이 행장은 차기 회장에 내정됐으나 아직 현직 회장은 이 회장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차기회장이 내정됐으니 내정자가 참석하는 게 맞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임기 만료를 한달여 앞둔 어윤대 회장도 당초 참석 여부가 불확실했었으나 간담회장에 일찍 도착했다. 어 회장은 "(간담회 개최를) 이틀전에 통보받았다"면서 현직 회장이 당연히 참석하는 것이라며 간담회장에 들어섰다.
새 정부의 금융당국 수장과 첫 대면을 하는 회장들은 금융권 CEO 교체 등 민감한 시기를 의식한 만큼 주요 현안사업에 대해 말을 아꼈다. 이순우 행장은 금호종금 자회사 편입과 LA한미은행 인수 등을 묻는 질문에 "아직 내정자 신분"이라며 언급을 피했다.
김정태 회장은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합병에 대해 "해당 회사가 알아서 할 것"이라고 했으며, 홍기택 KDB산은지주 회장은 STX팬오션 인수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것 없다"고 잘라 말했다.
금융지주사 관계자들은 "지주사 CEO와 현안을 논의하고 조언을 구하는 것은 맞다"면서 "주요 지주사 회장들이 공석인 상황에서 첫 상견례 자리를 추진했어야하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측은 "이번주 초에 간담회 일정을 추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신 금융위원장은 "금융부문에서 더는 미룰수 없었던 금융지배구조 개선, 금융감독체계 개편, 정책금융기관 역할 재정립, 우리금융 민영화 등 4대 현안에 대해서 다음 달부터 차례로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산업 발전비전의 화두로 우리경제에서 금융산업이 창출하는 부가가치 비중을 향후 10년간 10%수준으로 확대해야한다"고 강조하며 "금융권이 끊임없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