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그룹 구조조정 큰틀 완성..해결과제는 '산적'

채권단, STX조선해양 4000억 추가 요청에 난색

입력 : 2013-05-24 오후 5:12:30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STX조선해양(067250), STX(011810), STX엔진(077970)에 이어 STX중공업(071970)까지 STX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자율협약 합의에 성공해 구조조정의 큰 틀은 완성됐지만 앞으로 풀어야 할 난제가 산적해 있어 채권단과 STX그룹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제공=STX)
 
24일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따르면 이날 외환은행과 경남은행이 산업은행에 동의서를 제출하면서 STX중공업에 대한 자율협약이 최종 합의됐다.
 
이로써 포스텍을 제외하고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했던 주요 계열사들의 구조조정 윤곽이 드러났다.
 
STX조선해양, STX, STX엔진, STX중공업은 채권단과 자율협약에 합의했고 STX건설은 지난달 2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상태다.
 
STX에너지는 국내 사모펀드에 매각을 추진 중이며 STX팬오션(028670)은 산업은행이 인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실사를 진행 중이다.
 
이날 STX중공업을 끝으로 STX그룹은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하지만 이후 일정도 순탄치만은 않다.
 
STX조선해양은 23일 선박제작 비용 4000억원을 추가로 채권단에 요청했다. 지난달 채권단이 지원한 6000억원이 회사채 상환과 밀린 자재대금 지불 등으로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바닥난 것이다.
 
요청을 받은 채권단에서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우선 채권단이 STX그룹에 지원하기로 한 돈만 1조원이 넘는다. STX조선해양에 6000억원, STX에 3000억원이 지원됐고, 앞으로 STX중공업(1500억원)과 STX엔진(400억원)에도 긴급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
 
여기에 지난해에 비해 각 은행들의 실적이 악화되고 최근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하면서 경영상 어려움이 가중돼 채권단의 부담이 커졌다.
 
STX팬오션 매각도 난항을 겪고 있다. 예비실사 결과 그간 알려진 것보다 부실이 많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산업은행 내부에서도 인수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하지만 STX팬오션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결국은 산업은행이 끌어안고 갈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STX에너지는 경영권을 두고 일본 금융회사 오릭스와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최악의 경우 법적 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STX그룹이 국내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에 경영권 양도를 계획하고 있는 가운데 최대주주인 일본 오릭스가 지분 추가 획득을 추진하면서 골이 깊어졌다.
 
한편 포스텍은 STX그룹의 다른 계열사와 달리 강덕수 STX그룹 회장의 개인 회사라는 이유로 채권단의 외면을 받고 있다.
 
포스텍은 시스템통합(SI)과 물류사업, 중장비사업, 선박설계 등의 사업을 하는 업체로, 지난해 말 기준 강덕수 회장이 69.3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 자율협약에 성공한 STX조선해양, STX엔진, STX중공업과 달리 자산가치가 높은 담보가 없고 포스텍의 매출 절반 이상이 다른 계열사로부터 나오는 만큼 앞으로 구조조정 기간 동안 영업이익 감소가 불 보듯 뻔하다.
 
이외에 채권단과 자율협약에 합의한 계열사들의 실사 과정에서도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예상 보다 큰 부실이 드러날 경우 자율협약이 중단될 수 있고, 인력 감축 및 임금 삭감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가 STX그룹을 살리기로 나선 이상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더라도 회생이 가능할 것이란 점이 위안거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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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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