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유동성발 美증시 랠리, 서머랠리로 이어질까

입력 : 2013-05-28 오후 6:00:39
[뉴스토마토 김희주기자] 올해도 서머랠리가 올까. 올해 뉴욕증시가 글로벌 유동성 확대에 힘입어 급등한 가운데 주식시장의 질주가 서머랠리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서머랠리는 6~8월경에 주가가 크게 상승하는 강세장을 일컫는 말로, 펀드매니저나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고 휴가를 떠나면서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1964년 이후 여름철마다 주기적으로 나타났다.
 
특히 27일(현지시간) 메모리얼 데이로 휴장한 미국의 증권가에서는 흔히 메모리얼 데이를 여름의 시작점으로 여기는 것이 보통이다.
 
다만 지난해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시행한 3차 양적완화로 유동성이 크게 늘면서 효과를 본 증시가 최근 양적완화 축소 논란에 주춤하는 모습을 보여 올 여름에도 예외 없이 반등장을 구현할 지는 의문이다.
 
◇다우, 올 들어 16.8%↑..양적완화 축소 논란에 주춤
 
다우존스 지수와 S&P500 지수는 올해 들어 각각 16.8%, 15.7% 상승했다.
 
그러나 지난 22일(현지시간)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필요할 경우 양적완화를 축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후 연준 총재들의 의견도 잇따라 발표됐으며 오랫동안 지속된 랠리에 차익실현 매물도 증시에 압박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지난주 뉴욕 3대 지수가 하락해 주간 기준으로는 4월 중순 이후 첫 하락세를 보였으며 올해 초부터 이어지던 랠리가 약해질 것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다우존스 지수 일봉차트(자료제공=대신증권)
 
◇올해도 화끈한 여름 기대 vs. '서머랠리'..심리적인 효과일 뿐
  
월가에서는 최근의 변동성은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S&P500 지수는 지난 주 1.1% 하락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무려 15.7%나 상승했기 때문이다.
 
프랭크 그레츠 쉴즈앤코 애널리스트는 "지난주 수요일 주요 지수가 오전에는 1% 이상 올랐으나 오후 들어 1% 이상 하락했던 반전이 있었다"며 "반전이 있는 날은 잠시 상승 속도가 잠시 낮아지는 것일 뿐 크게 우려할 만한 하락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심한 투자자들이 지난 주 한 때 거래를 멈추기도 했으나 상승세는 눈에 띄는 반전 없이 올 여름까지 질서 있게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1년에도 초여름 상승장이 나타났었다. 6월 말 일주일 사이에 다우존스 지수가 5.4% 급상승했으며 지난해 초여름에는 6~7월 2개월 사이에 7.34%가 상승하는 저력을 보이기도 했다.
 
다우존스 지수가 1800년대 후반에 생겨났을 때부터 116년간 다우존스 지수는 5월 말부터 3개월 간 평균 5.29% 상승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율로 환산하면 약 23%다.
 
올해 증시도 평균 규모의 서머랠리를 이어간다면 다우존스 지수는 현 시점부터 여름이 끝날 때까지 상승세를 이어가다 1만6150선에서 거래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증시가 매 시즌 비슷한 규모의 랠리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서머랠리는 단지 투자자들의 큰 염원으로 인한 심리적인 효과일 뿐이라는 지적도 있다.
 
매달 말부터 3개월 간 다우존스 지수의 상승폭을 계산하면 다른 달도 평균 5.23%의 랠리를 보인다는 것. 통계상으로 서머랠리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마크 허벌트 마켓워치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서머랠리를 믿어온 이유는 미국이 1932년 대공황을 겪는 중에도 여름철 랠리를 경험했기 때문"이라며 "당시 다우존스 지수는 여름철에만 두 배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 여름에도 증시는 랠리를 보이겠지만 여름철이라고 해서 랠리 가능성이 그 해의 다른 시점보다 뛰어나게 높지는 않다"며 "서머랠리에 대한 믿음은 '기분 좋은 속임수'와도 같다"고 말했다.
 
◇변수는 '출구전략' 시기
 
최근 랠리를 깬 미국 증시는 일시적인 현상을 보였던 것인지 아니면 터닝포인트였는지 의문을 남긴 채 휴일을 보내고 있다.
 
서머랠리 여부는 연준의 양적완화에 대한 입장 변화가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앤드류 윌킨슨 밀러태박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은 양적완화 정책 변동에 대한 연준의 입장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해 출구전략 시기가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데이비드 위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경제지표들이 혼조를 보이고 있어 연준이 정책의 방향을 쉽게 바꿀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며 "더 많은 지표들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연말까지 정책 축소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브라이언트 에반스 코자드자산운용 어드바이저는 "결국에는 시행될 연준의 자산매입 축소에 미리 준비했었어야 했다"며 "다만 연준이 정책을 유지한다면 랠리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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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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