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인력감축, 이익개선 효과 거의 없어

위기 닥치면 인력감축부터..효과없이 일자리만 박탈

입력 : 2013-05-30 오전 6:45:00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증권업계가 '보릿고개'를 겪으면서 인원 감축·지점 축소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지만 이 같은 구조조정이 증권사 이익 개선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이 수입 구조 다변화 등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애꿎은 직원의 일자리만 박탈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2회계연도 증권사들의 당기순이익은 1조2408억원으로 전년 대비 43.9% 감소했다. 이는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회계연도 이후 최저 실적이다.
 
유로존 재정위기에 따른 글로벌 경기 부진 등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증권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전체 62개 증권사 중 15개사가 적자를 기록했다. 47개사가 흑자를 시현했지만 순이익 규모는 전년 대비 25% 줄었다.
 
 
◇ 증권회사 주요 손익 현황(단위:억원)                 (자료=금융감독원)
 
이 같은 어닝 쇼크가 지속되자 증권사들은 자구책으로 인원과 지점 감축을 통한 판매관리비 절감에 나섰다. 국내 지점 수는 지난해 3월 1768개에서 올해 3월 1590개로 10.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인원 수는 4만3820명에서 4만2317명으로 3.4% 줄었다.
  
그러나 금감원은 "증권사가 인원·지점 감축 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체 판매관리비가 5534억원 감소하는 등 수익은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각 증권사에서도 몸집을 줄이는 것이 수익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가장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부문이기 때문에 단행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구조적으로 접근해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지 무턱대고 직원들 밥그릇 빼앗기부터 하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회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실제 인원과 지점 수를 줄이긴 했지만 증권사의 실적은 계속 추락하고 있다. 2012회계연도 주식 거래대금은 2006회계연도 이후 최저 수준으로 감소하면서 수탁수수료 수익이 전년에 비해 32.2% 줄었다.
 
거래 대금은 증권업황을 보여주는 지표로, 증권사 수익의 상당 부문을 차지하는 브로커리지(위탁 매매) 수익에 영향을 미친다. 주식 브로커리지에 치중한 수익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해외채권·달러 선물 등으로 범위를 넓힐 뿐 아니라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이혁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선진국 증권업 발달사를 살펴보고 이를 국내에 접목시키기 위해 자산관리·투자은행 업무 강화 등을 위해 노력해 왔지만 규제 환경·국내 증권시장의 특성 등으로 인해 결국 브로커리지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증권업황이 급진적으로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증권사의 영업 활력 제고를 위한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증권사 재편 움직임이 일고 있어 당분간 추가적인 인력·지점 감축뿐 아니라 인수합병(M&A) 등 구조조정도 이어질 전망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업계가 업황 부진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개인들의 거래대금이 늘어야 하는데 유럽발 경제 위기 여파가 지속되고 엔저 현상으로 인해 단기적인 실적 개선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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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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