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KBO가 부적절한 입지를 선정하고 이에 대한 정보를 꽁꽁 숨기고 있는 경남 창원시에 단단히 화가 났다. 행정소송과 연고지 박탈의 초강경 카드도 꺼내들었다. 창원시에 부당하게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지 표명이다.
KBO는 신축야구장 부지 선정과정과 관련한 ‘정보공개청구’를 창원시(시장 박완수)가 비공개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하고, 빠른 시일 내에 행정소송 제기와 함께 부지 타당성 재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프로야구단 NC 다이노스의 연고지인 창원시는 지난 1월 신축 야구장 부지로 옛 진해육군대학부지를 확정, 발표했다. 하지만 이 부지는 접근성과 경제성 등 여러 측면에서 다른 경쟁지에 비해 큰 약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던 곳이다. 당연히 '정치 논리에 입각한 황당한 결정'이라는 비판적 의견이 줄을 이었다.
이에 KBO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10조 1항 및 동법 시행령 제6조 1항'에 의거해 창원시에 신축야구장 부지 선정과정과 관련된 정보공개청구를 신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창원시는 지난 14일 회신에서 <① NC다이노스와 체결한 프로야구 창단 관련 업무협약서 제5조(보안)에 의거 제3자에게 공개할 수 없다 ②이미 의사결정이 완료된 사안에 대한 의사결정 과정에 있는 정보다>라고 이유를 밝히면서 정보공개청구를 거부했다.
◇창원시가 신축 야구장 부지로 발표한 진해 육군대학(구) 부지. (사진제공=창원시)
KBO는 창원시의 주장이 법적으로 어긋난 결정이라고 맞섰다.
KBO는 법적 검토결과 상기 ①항의 경우 "정보공개법 제9조 1항에 규정된 비공개사항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게다가 창원시와 NC다이노스가 체결한 해당협약의 제5조 나항에는 NC다이노스가 동의한다면 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고 기재돼 있다. 이런 점에서 공개거부사유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②항의 경우 "해당 정보는 이미 창원시가 3단계에 걸쳐 과학적이고 공정한 과정을 통해 야구장 입지를 선정했다고 발표를 마친 사안이기에 의사결정과정과 내부검토과정에 있는 정보가 아니"라며 "만약 그에 준하는 정보일 지라도 창원시가 이와 유사한 규모의 추가 신규야구장 건설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개로 인햐 향후 관련 업무 수행에 지장을 줄 성격의 정보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KBO는 창원시의 비공개 사유가 부적합한 결정이라고 판단해 행정소송에 착수할 예정이다. 야구장은 일단 건립되면 수십 년 이상 지속적으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그 입지가 무척 중요하며 리그전체의 성장과 발전에 미치는 영향도 매우 크기 때문에 과정의 확인이 필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KBO는 "창원시가 KBO의 정보공개청구를 거부함에 따라 타당성 검증이 사실상 어려워진 만큼 신뢰할 수 있는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해 옛 진해육군대학 부지의 입지적합성 및 약속기한 내 건립 가능성, 그리고 다른 후보부지의 적정성까지 포함한 입지타당성 재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객관성 확보를 위해 창원시가 공동 참여할 것을 제안하되 만약 이를 거절할 경우, 단독으로라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BO는 이번 재조사 결과 만약 옛 진해육군대학 부지가 신축야구장 입지로 부적합한 곳이라고 판단될 경우 창원시에 공식적으로 부지선정 재고를 요청할 계획이다. 만약 창원시가 이마저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최악의 경우 창원시에 대한 연고지 박탈을 포함한 강력한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