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 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사진)씨가 영국령 조세피난처인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밝혀진 뒤,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페이퍼컴퍼니로 흘러들어갔을 것이라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이 10월로 만료되는 전두환 대통령의 은닉재산 환수를 한 목소리로 외쳤다. 그러나 '전두환 추징법'의 시기에 대해선 여야가 이견을 보였다.
민주당은 '특별법' 추진 등을 통한 은닉재산 환수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6월 임시국회에서 이른바 '전두환 추징법' 추진 의지를 강력히 내비쳤다.
전 원내대표는 "전두환 비자금의 판도라 상자가 마침내 열렸다"며 "전 전 대통령의 은닉재산 환수를 위한 추적자법인 '전두환 추징법'을 반드시 6월에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도 이 점에 대해 이의가 없을 것이라 본다. 새누리당이 정의를 되찾고 바로 세우는데 기꺼이 동참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새누리당을 압박했다.
같은 당 최재성 의원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자신이 지난달 24일 발의한 '공무원 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주장했다.
최 의원의 특례법 개정안에 대해 "범인 외에 불법재산임을 인지하고 취득한 경우 이에 대해 추징하도록 규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법원은 친일파 후손들이 상속받은 친일재산의 국고환수가 부당하다고 낸 소송에서 '소유자가 재산 형성의 정당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추징에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홍성규 통합진보당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누가 보더라도 비자금을 숨기기 위한 적극적인 시도라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며 "'부친과 전혀 무관하고 탈세나 재산은닉 목적이 아니다'는 전재국씨의 해명을 믿는 국민은 단 한 사람도 없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만약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한다면, (박 대통령이) 전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6억원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구심을 떨치기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지안 진보정의당 부대변인도 "전 전 대통령이 가족들에게 숨긴 불법재산에서 미납추징금을 징수할 수 있도록 국회가 조속히 '전두환 부정축재 재산몰수법'을 통과시키기 바란다"고 민주당과 뜻을 같이했다.
홍지만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전 전 대통령 일가를 특정하지 않은채 "전직 대통령 자제를 비롯해 모 대기업까지 해외에 유령법인을 설립한 행위는 사회정의 차원에서 엄중히 처벌돼야 한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변인은 백브리핑에서 야당이 추진 중인 '전두환 추징법'에 대해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절차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일단 철저하게 조사가 이뤄져야한다. 그 후에 국민들에게 낱낱이 공개한 뒤에 절차상에 따라서 그런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6월 임시국회 회기내 통과를 주장한 민주당과의 동조에 대해선 "국세청 조사 등을 포함한 수사 진행 상황을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유보적인 입장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