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장남도 페이퍼컴퍼니..전두환 징벌법 통과 '초읽기'

입력 : 2013-06-03 오후 7:55:12
[뉴스토마토 김 현 우 기자] 앵커: 조세피난처 한국인 명단 중 최고 거물의 직계 가족이 거론됐습니다. 전 재산 29만원으로 유명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 시공사 회장이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설립 시기가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 수사 시기와 겹쳐, 전 전 대통령 비자금을 감추기 위해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됐습니다. 김현우 기자, 이번에 밝혀진 내용은 어떤 것입니까?
 
기자 : 뉴스타파에서 해외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한국인을 발표한다고 했을 때부터 전두환 전 대통령은 반드시 나올 거라고 예상됐는데요. 본인은 아니지만 비자금과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장남 전재국 시공사 회장의 이름이 나왔습니다.
 
뉴스타파도 전두환이라는 이름의 파급력을 감안한 것 같습니다. 지난 2, 3차 발표는 보도자료로 끝냈던 것과 달리 전재국 회장 1명을 발표하는데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전 회장은 지난 2004년 7월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 ‘블루 아도니스’를 설립했습니다. 이 시기가 미묘합니다.
 
불과 5개월전 전 대통령의 차남인 전재용씨가 대통령 비자금 73억원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고, 2개월 후에는 이들의 어머니이자 전 대통령 부인인 이순자씨가 추징금 130억원을 대납했습니다. 한창 전 대통령 비자금 수사 압박이 심했던 때였습니다.
 
페이퍼컴퍼니 설립 당시 전 회장이 자금 이체를 서둘렀다는 증거도 나와, 전 회장이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감추기 위해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앵커 :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사회적 이슈가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 전 대통령은 재임기간 중 공식적으로 2205억원의 재산을 은닉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아직 1672억원을 납부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참고로 친구인 노태우 전 대통령은 2629억원을 은닉했고 231억원을 납부하지 않았습니다. 전 대통령이 국민들을 분노하게 만드는 이유는 자신의 재산이 29만원 밖에 없다고 주장하면서 추징금을 안내고 있지만, 골프 여행 등 호화 생활을 즐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그의 세 아들은 단기간 수백억원의 재산을 가진 자산가가 됐는데요, 전 대통령의 비자금 덕분으로 의심되고 있습니다. 전재국 회장이 지분 50%를 가진 시공사는 전 회장이 뚜렷한 종자돈도 없이 1990년 설립했는데요. 지금은 매출이 440억원에 달하는 국내 굴지의 출판사가 됐습니다. 시공사가 소유한 부동산만 300억원 이상입니다.
 
검찰은 시공사가 전 대통령 비자금과 관련있을 것으로 보고 몇 차례 수사했지만,증거를 찾지 못했습니다. 또 전 회장은 2004년부터 19살 딸 이름으로 경기도 허브빌리지 땅을 사들였는데, 이 땅의 가치만170억원으로 추정됩니다.
 
차남인 전재용씨는 직장이나 개인 사업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형 못지 않은 재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재용씨가 외삼촌으로부터 땅을 사 370억원의 차익을 얻었습니다. 이를 놓고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세탁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막내인 전재만씨는 한남동에 100억원대 빌딩을 소유하고 있는데, 전 대통령 비자금으로 빌딩을 구입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 정말 전 대통령과 가족들이 감춰둔 비자금으로 호화 생활을 하고 있다면, 평범한 일반 국민 입장에서는 분통 터지는 일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오늘 발표에 어떻게 대처를 하고 있나요?
 
기자 : 야권에서는 이번 뉴스타파 보도가 ‘전두환법’ 통과와 ‘전두환 비자금 발견’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 대통령 은닉 재산의 몰수·추징 시효는 오는 10월로 만료되는데요. 민주당은 이 시한을 2020년10월까지 늘리고 은닉재산 조사와 추징금 납부 촉구, 고위 공직자의 불법 재산은 친척에게서 징수 허용, 미납액을 강제 노역으로 대신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일명 전두환법들을 발의한 상태입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일자리 창출, 경제민주화 등 민생법안이 중요하다는 새누리당의 논리에 밀려 국회 통과 여부는 불투명했었는데요.
 
이번 페이퍼컴퍼니 발견으로 여론이 형성되면 새누리당도 6월 국회에서 전두환법 통과에 협조할 것으로 민주당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뉴스타파 보도 이후 국세청에서 전재국 회장을 조사하겠다고 나섰는데요.
 
지난 검찰 조사에서는 검찰의 수사 의지가 없어 비자금을 발견 못했기 때문에, 국세청이 조사할 경우 전 대통령 비자금 일부가 들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민주당 등 야당은 검찰에도 전두환 비자금 사건을 철저하게 조사하라고 압박하고 있는데요. 반면 새누리당은 전 회장의 페이퍼컴퍼니를 세금 탈루 의혹으로만 보고 있어, 야당과 극명한 온도차이를 나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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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