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지난 4월4일 채동욱 검찰총장이 임명된 이후 2개월이 지났다.
채 총장은 지난해 '검란(檢亂)'과 성추문 검사, 비리 검사 등 각종 논란에 얼룩졌던 검찰 조직을 추스르고 무난하게 검찰을 이끌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검찰은 5일 "채동욱 검찰총장 취임 후 지난 2개월간 '국민이 원하는 검찰'로 거듭나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속도감 있게 개혁을 추진했다"고 자평하며 '채동욱호' 출범 후 검찰개혁 추진 경과를 소개했다.
◇ ‘중수부 폐지’ 등 수사체계 개편
채 총장은 임명되자마자 지난해 대선 당시 모든 후보들이 공약 사항으로 내세웠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에 나섰다.
이에 따라 검찰은 지난 4월23일 중수부의 현판을 내려 직접 수사기능을 완전히 폐지하고 중수부장을 비롯, 대검 수사기획관, 중수부 과장 등을 임명하지 않았다.
검찰은 중수부 폐지에 따라 특별수사 기능을 일선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 검찰은 일선청 특별수사 지휘수사 지휘·감독·지원부서를 설치하는 내용의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개정을 추진 중이다.
검찰은 아울러 관할이 여러 청에 걸쳐 있거나 다수의 전문 수사인력이 필요한 대형사건의 경우 '맞춤형 TF'를 운용해 효율적인 수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지난 4월에는 '국정원 관련 의혹사건 특별수사팀'이, 지난달에는 '증권범죄합동수사단', '원전비리수사단'이 설치돼 운영되고 있다.
검찰은 중수부 폐지 등에 따라 서울중앙지검에 부패수사기능이 집중돼 수사권 남용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직접수사 기능을 분산·재배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서울중앙지검장의 검찰총장 독대 주례면담보고를 폐지하는 등 일선청의 자율성과 책임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 '깨끗한 검찰' 위한 감찰 강화
검찰은 향후 검사와 관련된 중요 비위사건을 전담하는 특별감찰과를 신설하고, 감찰정보 수집·분석과 감찰기획 업무를 전담하는 감찰기획관을 신설할 예정이다.
감찰업무에는 공인회계사 등 외부 전문가가 '특별조사관'으로 채용돼 감찰의 신뢰성과 객관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검찰은 또 검사가 비위행위로 인해 면직된 경우 변호사 등록을 제한하도록 하는 '변호사법' 개정과 검사의 비위로 인한 불법수익을 박탈하는 '검사징계법' 개정도 추진 중이다.
검찰은 이와 함께 신임검사 지도·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선임검사를 함께 근무하게 하고, 신상필벌을 확실하게 하기 위해 일선 검사들에 대한 평가 자료를 취합해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상태다.
◇ 검찰 업무 시민 참여 확대..유관기관 협력도 강화
검찰은 지난달 22일 '검찰시민위원회 운영규정'을 개정해 전국 5개 고검에 검사 등의 직무상 중요범죄를 심의하는 '검찰 시민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했다.
검찰은 시민위원회 위원 위촉시 지역 사회 각 분야로부터 추천을 받거나 공개모집을 하도록 의무화했으며, 시민위원회 대상사건의 범위를 확대하는 등 수사와 기소 단계에서 시민 참여를 대폭 확대했다고 자평했다.
아울러 검찰은 불기소 기록의 경우 원칙적으로 본인진술과 제출서류 외에도 사건관계인에게 열람·등사를 허용하는 등 사건기록의 열람·등사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검찰은 권위적이거나 사무적인 표현의 민원서식을 개정하고, 사건기록의 열람·등사를 위해서 반드시 관할 검찰청을 방문해야하는 현행 제도를 개선해 인근 검찰청에서도 열람·등사신청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검찰은 또 검찰 중심의 수사방식에서 벗어나 다른 기관과 적극적으로 협조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감사원과 MOU를 체결하고, '서민생활침해사범 합동수사본부' 설치, '부정식품사범 합동단속반' 재정비·상설화 등 유관기관과의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 실용적 소통 중시하는 검찰문화 정립
검찰은 과거 서면·대면보고 위주의 보고방식을 전화, 문자메시지, 내부메신저, 이메일을 활용한 방식으로 다양화해 보고의 실효성을 높였다고 밝혔다.
대검 집결 회의, 간부 중심회의 등 불필요하고 폐쇄적인 회의 방식을 지양하고 실무자들이 짧은 시간에 핵심사항만 논의할 수 있는 화상회의를 활성화해 현재까지 총 14회의 화상회의가 개최됐다.
검찰총장이 주재하는 주례간부회의 등도 기존의 일방적 지시방식에서 각종 현안에 대해 소관부서가 발제하고 참석자들이 토론하는 쌍방향식으로 개선됐다.
의전에서도 검찰총장이 행사장에서 직원들과 함께 착석하고, 총장 앞에 도열해 신고하던 방식을 자연스럽게 악수하는 형태로 변경되는 등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검찰은 이날 "검찰개혁심의위원회가 검찰총장에게 검찰개혁을 위해 우선조치가 필요한 분야에 대한 개혁방안을 권고했다"면서 "위원회 권고사항에는 검찰개혁을 위한 귀중한 방안들이 많이 담겨 있으므로 이를 면밀하게 검토해 검찰 개혁방안을 보완·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