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내 수입차 판매 1위를 달리는 현대자동차가 1위 수성에 나섰다.
현대차 독립국가연합(CIS) 본부는 12일 "지난해 러시아에서 총 19만 2천대를 판매해 순수 수입차 판매 시장에서 미국의 포드 자동차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판매 목표량 20만대에는 조금 못 미치는 수치지만 2007년의 14만 7천843 대와 비교해 30%가 신장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9월 불어닥친 미국발 금융위기에 은행권 파이낸스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자동차 업계가 큰 타격을 입은 것을 비추어볼때 괜찮은 성적이다.
그러나 13개 모델을 판매 중인 현대차는 지난해보다 올해가 더욱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로화 강세로 인한 엄청난 환차손과 12일부터 시행된 러시아 정부의 수입차 관세 인상 정책이 올해 실적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 화폐인 루블화 가치가 연일 폭락하면서 유로화로 결제하는 현대차로서는 손해가 막심하다.
현대차 CIS 관계자는 "영업실적과 무관한 환차손은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라면서 "유로화 강세가 지속한다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환차손보다 사실 더 큰 문제는 관세 인상이다.
러시아는 정부는 금융위기에 자금 사정이 어려워진 자국 자동차 산업 보호를 명목으로 수입차 관세를 평균 8% 인상했다.
지난해 12월 러시아 전역에서 관세 인상 항의 시위가 있었지만 정부는 인상 방침을 철회하지 않았다.
정부는 관세 인상과 더불어 보조금 지급, 세금 감면 등의 조치를 약속했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관세 인상에도 불구, 러시아 국산차에 대한 수요 증가는 거의 없고 외제차를 선호하는 러시아 소비자들의 부담만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현대차는 그동안 미뤄왔던 자동차 판매 가격을 환차손과 관세 인상률을 고려, 지난 1일부터 약 10% 인상했다.
또 금융위기에 고객들이 은행 대출을 받기 어렵다는 점에 착안, 러시아에 진출한 수입 자동차 업체로는 최초로 러시아 최대 국영 상업 은행인 스베르방크와 금융 협약을 체결하고 1일부터 은행 대부를 통해 산타페 차량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일정액의 신용 지원(이자 부담)을 해 주고 있다.
현대차는 일단 재고 물량이 많은 산타페에 한해 시행하고 소나타에도 추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조경래 CIS 본부장은 "고객 40%는 신용 대출을 통해 차량을 사는데 유동성 압박을 받은 금융권이 자동차 구매 고객에 대한 대출을 쉽게 허락하지 않고 있다."면서 "정부가 자국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는 상황에서 스베르방크가 어려운 결정을 해 주었다."고 말했다.
또 현대차는 무상 옵셥 제공이나 종합보험 가입 혜택 등을 통해 고객을 유인하고, 이달 말 러시아 시장에 소개되는 `i30'에 대한 마케팅 활동을 강화, 올해 목표치인 21만 7천대를 반드시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해 6월부터 상트페테르부르크 주 카멘카 공업단지 내 약 198만㎡의 부지 위에 2011년 1월 양산을 목표로 연산 10만대 규모의 `현대차 러시아 공장'을 짓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