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조세포탈 및 불법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을 수사중인 검찰이 이 회장의 수백억원대 횡령 정황을 포착했다.
10일 검찰 등에 따르면, 이 회장은 2008년 CJ제일제당 회장으로 재직하면서 약 700억원의 회삿돈을 횡령해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이 나타나 검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대진)는 구체적인 혐의에 대해 함구하고 있으나 비자금 조성 배경과 구체적인 규모, 용처 등에 대한 수사속도를 올리고 있다.
또 회삿돈 횡령 시기가 1998~2000년으로 나타남에 따라 공소시효가 지났는지 여부를 세부적으로 검토 중이며, 최종적인 범죄 시점부터 역으로 범행사실을 추적하고 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횡령 등으로 50억원 이상의 이득을 얻은 경우에는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되어 있으며, 무기징역형이 법으로 정해진 범죄에 대해서는 형사소송법상 공소시효가 15년이다.
이에 따라 이번 주 중으로 예상됐던 이 회장에 대한 소환조사 시기가 다소 늦춰질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 회장에 대해서는 보강 수사라든지 다른 확인할 내용이 있어 추가적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당초 '금고지기'로 알려진 CJ글로벌홀딩스 대표이사 신 모 전 CJ 부사장이 지난 8일 구속되면서 곧 이어 소환될 것으로 관측됐었다.
신 부사장은 CJ 홍콩법인장으로 이 회장의 조세포탈 및 불법 비자금 조성 의혹에 깊게 개입한 인물이다.
검찰은 신 부사장에 대해서도 1차 구속기간인 10일간 수사력을 집중하되 필요할 경우 구속기간을 10일 더 연장해 조사할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1차 소환에 불응했던 CJ중국법인 임원 김모씨에 대해 재소환 통보했다.
김씨는 신 부사장의 진술의 진위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 인물로, 검찰은 김씨로부터 신 부사장의 행적과 이 회장의 지시사항에 대한 이행 상황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씨 외에도 일본과 중국 등 해외에 나가 있는 CJ 법인장들을 계속 소환조사 중이며 일본 법인장 2명은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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