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계열사 신용등급 무더기 '강등'

입력 : 2013-06-11 오후 3:14:56
[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STX그룹의 조선부문 주요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이 무더기로 강등됐다.
 
(사진=뉴스토마토)
 
STX팬오션(028670)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이들 계열사의 자산가치 훼손과 함께 그룹의 재무 신인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11일 국내 신용평가업게에 따르면 지난 10일 한국기업평가는 STX그룹의 지주사인 STX(011810), STX조선해양(067250), STX중공업(071970)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BB+에서 가각 'B-'로 하향 조정했다. 기업어음 역시 기존 B+에서 'B-'로 내렸다.
 
앞서 지난 7일 한국신용평가도 STX조선해양과 STX엔진(077970), STX의 회사채를 기존 BB+에서 'BB-'로 강등하고, 기업어음도 B+에서 ‘B‘로 낮췄다.
 
같은 날 나이스신용평가 역시 STX팬오션의 장단기 신용등급을 B-에서 'D’로 강등하고, STX조선해양, STX엔진, STX중공업의 장기 신용등급을 BB+에서 'B+'로 낮추고, 단기 신용등급은 B+에서 'B-'로 하향 조정했다.
 
이들 신용평가사들이 STX그룹의 조선부문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은 조선업황의 침체 장기화로 영업손실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STX팬오션의 기업회생절차 개시 신청으로 이들 계열사의 자산가치 훼손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STX조선해양을 비롯한 STX엔진, STX중공업 등 주요 조선계열사의 경우 올해 1분기 연결기준 각각 2268억원, 335억원, 2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STX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은 1502.7%까지 치솟는 등 재무구조의 급격한 저하가 나타났다.
 
이에 STX그룹은 STX조선해양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의 채권금융기관공동관리(자율협약) 신청과 함께 STX팬오션을 포함한 계열사 지분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도모해왔다.
 
하지만, STX그룹의 한 축을 담당하는 STX팬오션의 기업회생절차 개시 신청으로 재무구조 개선 성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이삼영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1실장은 "STX그룹의 주요 조선계열사에 대해 자율협약을 통한 채권금융기관의 유동성 지원 의지는 확인됐다"면서도 "업황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영업활동을 통한 자체 현금창출력 저하와 계열사 지분가치 하락에 따른 자산가치의 감소, 차입금 지급보증 등 계열사에 대한 재무적 부담 과중 등 추가적인 대규모 유동성 지원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이 실장은 "이에 채권금융기관공동관리를 통한 경영정상화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STX팬오션으로부터 수주한 선박을 건조중인 STX조선해양과 조선부문 하위 계열사, 그리고 선박관리 전문업체인 STX마린서비스 등의 사업역량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진단이다.
 
송태준 한국기업평가 평가3실장은 "STX팬오션의 기업회생절차 개시 신청으로 재무구조 개선 성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며 "STX팬오션으로부터 수주한 선박을 건조중인 STX조선해양과 선박관리 전문업체인 STX마린서비스 등의 사업역량에 일정 수준 여파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민수 한국신용평가 실장도 "STX팬오션이 유동성 경색과 더불어 산업은행 사모펀드(PEF)로의 매각 무산 등으로 인해 지난 7일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함에 따라 STX팬오션으로부터 선박 건조물량을 수주한 STX조선해양를 비롯한 조선 관련 계열사들과 원료유 등을 공급해 온 STX와의 영업과 재무적 관계에 상당한 변화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결국, STX팬오션의 기업회생절차 개시 신청으로 STX그룹의 경영정상화 작업이 지연되고 있어 그룹 전반의 유동성위험이 보다 심화된 점이 주요 계열사의 신용등급 강등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
 
송 실장은 "일련의 사건들로 미루어 볼 때 STX그룹의 경영정상화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그룹 전반의 유동성위험이 보다 심화됐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어 "향후 지원될 자금 규모와 구조조정 방안 등 자율협약 내용과 STX그룹이 계속할 유동성 확보노력에 대해 모니터링을 계속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실장도 "이번 STX팬오션의 기업회생절차 개시 신청으로 인해 그룹 전반적으로 주요 계열사들의 지분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충 등 자구노력을 통한 경영정상화에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그룹 전반의 대외신인도 저하에 따른 유동성 압박이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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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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