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6월 임시국회 '경제민주화' 제동 '본격화'

입력 : 2013-06-13 오후 5:37:33
[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정치권과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주도하고 있는 경제민주화 움직임에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총대를 메고 반대에 나섰다. 6월 임시국회에서는 물러설 수 없다는 의지가 역력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3일 서울 여의도 KT타워 14층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대기업을 겨냥한 ▲금융사 대주주 주기적 자격심사 ▲신규 순환출자 금지 도입 ▲계열사간 거래 규제 강화 등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안에 대해 각각의 문제점을 꼽으며 반론 공세를 펼쳤다.
 
우선 6월 임시국회에서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은 금융사 대주주에 한해 일정 요건을 주기적으로 심사해, 이를 충족하지 못하 경우 6개월 안으로 요건 충족을 지시하고 이행하지 않을 경우 6개월 안에 보유 주식을 처분토록 명령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주당의 김기식 의원과 김기준 의원, 이종걸 의원 등은 기존 은행과 저축은행업에만 적용되던 것을 보험업과 금융투자업 등 전 금융업권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전경련의 배상근 경제본부장(사진)은 이 법안이 연좌제의 성격을 띄고 있으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비해 과도한 규제라고 지적했다.
 
배 본부장은 "심사대상이 되는 금융회사는 외국계를 포함해 300개 이상이며 '특수관계인'이란 혈족 6촌과 모계 3촌까지를 포함하는 등 매우 광범위하다"며 "6촌은 가까운 친족관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범위를 넓히는 것은 금융 연좌제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특수관계인이 이렇게 광범위한데 게다가 심사요건까지 광범위하다"며 "적용대상 법령이 금융관련법과 조세범처벌법, 공정거래법 등 51개에 이르는데 그 중 금융업과 관련성이 약한 법률도 다수 포함돼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비해 과도하다는 점도 덧붙였다.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은 대주주를 대상으로 하는 획일적인 주기적 심사를 강제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배 본부장은 "해외에서도 주기적으로 자격심사를 하는 경우는 있지만, 위반했다고 해서 의결권을 제한시키지는 않는다"며 "국회가 대주주 주기적 자격심사의 전 금융권 확대를 유보하고 좀 더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경제민주화의 대표적 법안인 '신규 순환출자 금지'에 대해서도 대기업의 투자심리를 위축하고 기업의 인수합병(M&A) 기회를 상실할 수 있다며 순환출자를 일률적으로 금지할 경우 부작용이 더 크다고 주장했다.
 
이는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의 신규 순환출자 금지 찬성에 대한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노 위원장은 지난 12일 서울 반얀트리호텔에서 열린 '새 정부의 공정거래 정책방향' 강연에서 "순환출자를 하지 않아도 자기자본이나 증자, 차입 등의 방법으로 대형 M&A가 가능하다"고 말한 바 있다.
 
배상근 본부장은 이에 대해 "증자를 통한 M&A를 할 경우 대주주의 지분율이 감소해 경영권이 위협을 받을 수 있다"며 "또 현금성자산은 기업의 정상적이고 지속적인 경영활동 수행을 위해 필요한 자금인데 이를 인수합병에 사용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조목조목 따졌다.
 
마지막으로 '계열사간 거래 규제 관련 법안'과 관련해서는 규제를 3장에 신설하느냐 기존의 5장 규정을 강화하느냐에 따라 매우 큰 차이가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공정거래법 3장은 '경제력집중 억제'를 담고 있는 반면, 5장은 '불공정거래행위' 관련 법령을 담고 있다. 때문에 내부거래 관련 규정이 3장에 신설될 경우 '경쟁제한성'은 고려치 않고 '경제력 집중' 여부만 판단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배 본부장은 "이는 공정위가 내부거래를 통해 시장점유율이 높아지거나 매출액이 높아지는 기업들을 모두 규제하겠다는 것"이라며 "손 안대고 코푸는 격으로 접근하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배 본부장의 설명에 따르면, 공정거래법 3장에 규정이 신설될 경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S4에 디스플레이를 납품하는 삼성디스플레이와 배터리를 공급하는 삼성SDI 등에 문제가 생긴다. 갤럭시S4가 성공하면 할 수록 내부거래 규모가 대폭 확대돼 규제 대상에 포함되는 것이다.
 
배 본부장은 "결국 제3장에 규정을 무리하게 신설하는 것보다는 현행 5장의 규정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예상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고 총수일가의 사익편취행위 규제에도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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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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