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문재인(사진) 의원의 보폭이 넓어지고 있다. 대선 패배 후 한동안 '대선 경쟁자에 대한 예의'를 거론하며 현안 언급을 피해왔던 태도에서 벗어난 것이다. 그는 지난 3월 세간의 억측을 우려해 경제부총리 인사청문회 당시에 질문을 하지 않기도 했다.
문 의원은 5월 중순부터 자신의 SNS에 현안에 대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해오고 있다.
그는 한 언론을 통해 황교안 법무장관이 사실상의 수사지휘를 했다는 내용이 보도된 후인 지난 4일, 자신의 블로그에 "잘못된 과거와 용기 있게 결별하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 법무부, 검찰에 철저한 수사를 당부했다. 이어 검찰의 수사 결과가 발표된 14일에도 자신의 트위터에 "믿음이 가지 않는다"며 검찰 수사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문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정책 평가에도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박 대통령이 내세우는 '시간제 일자리' 정책과 관련해 "현실을 너무 모르는 이야기"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또 정부가 민간금융회사인 BS금융지주 회장을 사퇴시킨 것에 대해선 "관치를 넘어 직권의 불법남용"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남북 당국 회담 분위기가 무르익던 지난 7일에는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정상회담을 주도했던 인사들과의 회동을 열고 "북측이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의 진정성을 이해한다면 국면전환이나 남북관계에서 우리 대북정책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게 돼 바람직할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는 또 지난 14일에는 한 토론회에 참석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한수원 비리와 관련해 "지금부터라도 신규 원전 건설을 중단하고, 신재생에너지를 늘려 종래에는 탈원전을 이뤄야 한다"고 밝혔다.
문 의원은 아울러 6월 들어서 지지자들과의 만남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는 지난 8일 전주를 방문해 대선 당시 전북 지역 캠프 인사들과 산행을 했고, 지난 10일에는 이른바 '번개 모임'을 통해서 지지자들과 함께 영화를 관람하고 뒤풀이 자리를 가졌다.
그는 또 오는 16일에는 대선 당시 각 언론사에서 자신을 담당했던 기자들과 북한산 산행에 나설 예정으로 언론과의 접촉에도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문 의원의 이런 행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당연한 행보"라며 "대선 패배를 이유로 언제까지 잠행에 들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것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