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앵커 : 우리나라를 포함한 이머징 마켓에서 자금이 대거 이탈하고 있습니다. 이머징 마켓의 통화, 주식, 채권 등이 모두 폭락했는데요. 오늘 마켓인터뷰 시간에는 최근 이머징 마켓에서의 자금 이탈 현상과 그 이유, 또 향후 전망까지 김혜실 기자와 짚어봅니다.
우선 최근 움직임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 우선 지난 금요일에는 소폭 반등하는 모습 보였지만요. 지난 목요일에는 아시아 국가들을 비롯한 이머징 마켓 증시가 동반 급락했습니다.
지난 목요일 일본 증시는 그야말로 폭락 수준이었습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6.35% 급락한 1만2445.38로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이날 중국 상해종합지수 역시 3%가까이 급락하며 2200선을 하향 이탈했습니다. 단오절 연휴 이후 다시 개장한 증시는 급락세로 출발하며 낙폭을 확대했는데요. 장중 한때는 4% 가까이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13일 홍콩 항셍지수는 전날보다 2.19% 내렸고요. 홍콩H지수역시 2.7% 급락해 11거래일째 약세를 이어갔습니다.
목요일에는 우리 코스피도 크게 하락하며 1900선 아래까지 주저 앉았는데요. 장중 코스피 1900선이 붕괴된 것은 지난 4월19일 이후 두달 만이었습니다.
이외에도 지난주에는 태국, 필리핀 등 대부분 신흥국 증시가 큰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앵커 : 지난주 이머징 마켓이 동반 약세 보인 이유는 뭐라고 볼 수 있을까요.
기자 : 우선 그동안 선진국들의 양적완화로 유동성 장세가 지속됐던 것이 출구전략 논의로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논의 나옵니다. 출구전략에 대비해 외국인들이 신흥국 시장에서 자금을 빼내고 있다는 겁니다. 대우증권 허재환 연구원께서 최근 신흥국 자금 이탈 움직임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주셨습니다.
연구원 : 신흥국 자산 가격이 전체적으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던 인도네시아, 터키의 주식시장, 환율, 채권금리까지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인데요.
가장 큰 이유는 선진국 통화 정책의 불확실성 때문입니다. 지난 5월22일 버냉키 의장 언급 이후 신흥국 자산 포지션 축소하고 있는 겁니다.
대부분 헤지펀드들이 현금을 보유하는 전략을 가져가면서 신흥 시장이 타격을 받는 모습입니다.
앵커 : 선진국 통화 정책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하셨군요.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기자 : 6월초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 FRB가 통화정책 회의에서 양적완화 속도 조절에 대한 계획을 시사했는데요. 경기회복 조짐에 따라 양적완화 규모를 줄이고 출구전략을 찾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은 이머징 마켓에서 안전한 미 국채로 자금을 옮기고 있습니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지난주 14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을 정도였는데요.
이에 따라 이머징 마켓 불안이 가중됐고요. 이어 지난 11일 일본은행의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양적완화 기조는 유지하면서도 장기금리 상승 억제를 위한 새로운 조치는 취하지 않겠다고 하자 실망감이 커졌습니다. 당분간은 유동성이 이전보다 덜할 것으로 인식되면서 시장에 실망감이 반영된 겁니다. 출구전략 논의가 본격화된다면 신흥국 우려 더 커지는 것 아닐까요. 대우증권 허재환 연구원 의견 들어보죠.
연구원 : 기본적으로 신흥국에 대한 위험이 커질 전망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전에는 신흥국의 경쟁력이 강했기 때문에 자금이 유입된 것입니다. 하지만 2008년 이후 자금 유입은 선진국의 금리가 너무 낮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이 축소된다면 미국이 정상화되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그동안 이머징에 유입됐던 자금이 빠져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앵커 : 선진국 자금 유출이 계속될 경우 이머징 마켓 성장에 타격은 클 것으로 보셨습니다.
이머징 마켓에서 자금 유출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 이머징 마켓 채권시장 환매 규모가 최근 몇주 사이 급증하면서 2007년 중반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아시아 국채시장에서 외국인 보유 비중이 높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는 외국인 환매의 직격탄을 맞을 전망입니다.
신흥시장 주식형 펀드 환매도 2011년 이래 최대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아시아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유입이 많았던 필리핀, 인도, 말레이시아 시장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습니다.
결국 이머징 마켓의 증시, 채권 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통화가치가 급락하고 다시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악순환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 많은데요. 이머징 마켓에서 언제까지 자금유출이 지속될까요. 대우증권 허재환 연구원께 들어보죠.
연구원 :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 이후 신흥국에 대한 매도 압력이 다소 진정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의 경제 지표가 좋다는 의견이 대다수지만요. 여전히 제조업 지표들은 좋지 않고요. 이 때문에 기업이 고용을 빠르게 늘리기 어려울 수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FOMC 이후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완화될 수 있겠습니다. 또 최근에 신흥국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1차적인 헤지펀드들의 포지션 정리가 마무리됐다고 봅니다.
앵커 : 이번주 FOMC 이후에는 차분해질 것으로 보셨습니다. 이제 국내시장 구체적으로 살펴보죠.
기자 :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6거래일 연속 순매도 했는데요. 외국인이 6일 동안 팔아 치운 금액이 무려 3조5800억원이 넘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주 코스피는 주간 기준으로 -1.80%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1889선에서 마감했습니다. 5월말까지는 해외 증시와 국내 증시의 디커플링이 일단락되며 증시가 상승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됐었지만요.
미국에서 양적 완화 속도를 늦추겠다는 이른바 조기 출구 전략이 대두되면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신흥국에서의 자금 이탈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고요. 국내 증시의 지지대 역할을 하는 삼성전자의 실적 우려가 겹치면서 타 신흥국 대비 매도세가 더 강했습니다.
외국인 자금이탈이 지속되면서 국내 증시의 수급기반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 아닐 수 없는데요. 대우증권 허재환 연구원께서는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매도세 언제 끝날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보시죠.
연구원 : 신흥 시장 자금 환매와 비슷한 맥락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역시 FOMC 이후 진정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주식시장은 다음주가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입 자체가 투자 전략 수립에 중요하기 때문에 다소 안정적인 흐름 보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기자 : 수급 역시 FOMC 이후에는 진정될 것으로 보셨습니다. 아시아 신흥국에 대한 시각을 당분간 보수적으로 보라는 의견 많고요. 하지만 이번 FOMC에서 구체적인 통화정책의 방향을 제시한다면 시장이 빠르게 회복되는 것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의견 나오는데요. 그렇다면 외국인 수급을 고려한 투자전략은 어떻게 잡아야 할까요. 이어서 보시죠.
연구원 : FOMC 이후에는 신흥국 매도 압력 진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매수기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실적 부분이 긍정적이기 때문에 최근의 주가하락까지 고려한다면 기대감 가질 수 있습니다.
기자 : 시장 전문가들은 오는 19일 FOMC가 끝난 후의 정례 기자회견에서 버냉키 의장의 발언을 기대하고 있는데요. 금융시장 안정에 좀더 무게를 두는 발언이 나올지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