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전기를 과도하게 쓰다가 화재가 났다면 건물 주인에게도 상당한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9단독 김진오 판사는 삼성화재해상보험이 '화재로 피해를 입은 편의점에 지급한 보험금을 달라'며 건물주 김모씨와 그가 가입한 보험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김씨 등은 피해액의 60%를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17일 밝혔다.
김 판사는 "화재 발생 전에 한국전력공사가 김씨에게 초과사용을 경고하면서 계약전력 증설을 권유했었고, 화재 당시 난방 및 전열기의 사용이 평소보다 많아 초과전력사용으로 인한 전력량계의 발열 가능성이 적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김씨는 전력량 용량을 증설하는 등 발열에 의한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건물 임차인도 과도한 전력사용의 원인을 제공했고, 김씨도 화재로 적지 않은 손해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며 건물주 김씨 측의 책임을 60%로 제한했다.
지난 2009년 12월 31일 오후 9시 30분쯤 강원도 속초시 한 건물의 1층에 부착된 배전함에서 불꽃이 튀며 화재가 발생해 건물 2·3층 커피숍, 1층의 편의점 시설이 훼손됐다.
화재의 원인은 건물 2·3층 커피숍의 전기 사용량을 측정하는 배전함 내 전력량계의 발열로 밝혀졌다. 화재 당시 새해 첫날 해돋이를 보러 온 관광객들이 많은 저녁 시간이었고, 기온이 영하 8.7도까지 떨어진 데다 강하게 바람이 불어 전기 사용량이 평소보다 많았다.
화재피해가 있기 전 2008년 12월부터 2009년 2월까지 겨울기간 동안 건물의 2·3층을 사용하는 커피숍은 모두 계약 전력을 초과하는 전기를 사용했다. 이 때문에 한국전력공사는 계약 전력 증설을 권했지만 김씨는 그 이후로도 전력 용량의 증설 신청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