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갑횡포' 대열 합류.."사실 왜곡이다" 주장

대리점협의회, 불공정행위 고발 기자회견 개최

입력 : 2013-06-18 오후 4:13:18
[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대리점에 대한 '갑의 횡포' 문제가 CJ제일제당(097950)에 까지 번지고 있다. CJ제일제당 대리점주들도 본사의 판매목표 강제 등 불공정행위를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하고 나섰다.
 
CJ제일제당대리점협의회와 이학영 민주당 의원, 참여연대 시민경제위원회, 민변 민생위원회는 1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CJ제일제당의 불공정행위'를 폭로했다. 
 
대리점협의회는 "CJ제일제당이 대리점에 과도한 판매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지 못하는 대리점에 상품 공급가격을 차별하고 주요 품목의 공급량을 줄이는 등 불이익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협의회 소속 대리점주들과 참여연대 시민경제원회는 이날 공정거래위원회에 CJ제일제당을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고발하는 신고서를 제출했다.
 
대리점협의회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매년 초 판매목표를 설정하면서 유통환경 변경, 매출부진, 경쟁업체 등 대리점별 사정은 고려하지 않고 이후의 사정에 따라 수정할 수 없도록 했다
 
이처럼 무리한 판매목표는 본사가 대리점별로 설정하는 판매목표액의 증가율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에 제출된 신고서를 보면 아현신선시스템의 판매목표액은 지난 2008년 4억6800만원으로 시작해 2012년 23억5299만원까지 증가해 5년 사이 약 5배 올랐고 송파신선대리점은 판매목표액이 2007년에서 2008년 사이에 무려 51%가 늘었다.
 
결국 대리점주들은 1+1과 같이 거래처 마트에 물품을 끼워 파는 할증공급이나 주변에 헐값판매 등으로 처리하기까지 했지만 다 팔지 못한 물품들은 본사가 반품을 인정하지 않아 폐기 처분할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에 불공정행위를 제보한 4개 신선식품 대리점이 폐기한 상품의 지난해 평균 금액은 1억4000만원이 넘는 등 손실액의 규모도 큰 것으로 밝혀졌다.
 
아울러 부과된 판매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본사는 해당 대리점주에 할인가격 대신 기준가격으로 상품을 공급하는 불이익을 주고 있었다.
 
본사는 대리점주들의 거래처 마트 등에 대한 납품가를 미리 정해주므로 기존 할인가격에서 기준가격으로 공급을 받는다면 실질적으로는 마이너스 마진율로 손해를 보면서 납품하게 된다.
 
또한 CJ제일제당은 대형마트나 SSM으로 인수된 대리점의 기존 거래처를 본사 직영으로 전환하는 것뿐만 아니라 매장규모 100평 정도의 소매점까지도 확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학영 의원은 "이번에 밝혀진 CJ제일제당의 행태는 대기업이 대리점에 부리는 횡포의 막장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다"며 "밀어내기, 과도한 판매목표 설정도 부족해 대리점주가 피땀 흘려 얻은 거래처마저도 본사 직거래점으로 약탈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매출이 늘어도 적자가 늘어난다는 대리점주의 하소연을 비웃기라도 하듯 본사 영업직원의 급여 일부마저도 대리점주들에게 부담하도록 했다"며 "철저한 조사를 통해 CJ제일제당의 불공정행위를 밝혀내고 합당한 조취를 취할 것을 공정위에 촉구한다"고 전했다.
 
신현진 대리점협의회 회장은 "참담한 심정으로 유서를 가슴에 품고 언제 어떻게 죽어야 CJ가 이 사실을 인정하고 대리점의 고통을 알아줄지 많은 생각을 했다"며 "선량한 피해자가 더 나오지 않고 국민에게 실태를 알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이어 "본사에서 목표를 줄 때마다 대출을 받아야 했고 더 대출을 받을 데가 없어서 영업권을 내놓기까지 했다"며 "CJ는 왜 이렇게 대리점주들이 힘든지 현실을 파악해서 정확하게 알고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오늘 제기된 내용에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며 "특히 영업목표 책정과 영업지역 조정 등의 내용은 합리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17일 전국대리점협의회준비위원회가 출범하면서 전국의 대리점, 도매점, 특약점들의 고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CJ제일제당대리점협의회의 기자회견에 이어 오는 19일 롯데월드 프리미엄몰 임차상인대책위원회의 집회, 20일 크라운베이커리대리점주협의회의 기자회견이 열릴 예정이다.
 
◇1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CJ제일제당의 불공정행위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신현진(가운데) CJ제일제당대리점협의회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정해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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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