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3주년)⑧티몬·쿠팡은 어떻게 투자를 유치했을까

입력 : 2013-06-19 오후 4:00:00
[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생존과 도태를 결정지었던 것은 다름 아닌 ‘자본’이었습니다. 
 
노동집약적이고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인 사업모델 특성상 고정비와 광고선전비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티켓몬스터와 쿠팡이 어떤 과정을 밟고 투자를 유치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티켓몬스터의 경우 가장 빈궁하게 사업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많은 스타트업 기업들에게 현실적 조언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금감원에 제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2월 1000만원의 자본금으로 출발했습니다. 이후 두 차례에 걸쳐 2억6590만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는데 참여자 대부분이 창업멤버라는 점에서 여기까지가 실질적인 초기 자본금이라 봐야 하겠습니다.
 
어느 정도 사업이 안정되자 추가 동력을 확보를 위해 미국 벤처캐피탈 ‘인사이트벤처파트너스’와 국내 창업투자회사 ‘스톤브릿지캐피탈’로부터 약 32억원의 자금을 유치했습니다.
 
아무래도 시리즈A 단계인 만큼 과정은 꽤 어려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만 하더라도 증명할 게 많은 스타트업 기업이었고, 창업멤버 또한 사업경험과 경력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지원을 받아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었습니다. 바로 박지웅 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와 노정석 아블라컴퍼니 대표입니다. 당시 박 대표는 스톤브릿지캐피탈에서 수석심사역으로 있었으며, 노 대표는 태터앤미디어 창업자로서 회사를 매각한 이후 구글에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 박지웅 대표(위)와 노정석 대표(사진=최용식 기자)
 
신현성 대표는 창업하기 전 이들과 만나 친분을 쌓은 상태였습니다. 노 대표는 그 인연을 계기로 앞서 언급한 초기 유상증자 때 엔젤 투자자로 참여했고, 멘토로서 여러 가지 조언을 들려줬습니다. 박 대표도 투자 심사과정에서 힘을 실어줬습니다.
 
“티켓몬스터는 내부적으로 갑론을박이 가장 심했던 케이스였습니다. 검증된 게 별로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는 강력한 믿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가시적 실적지표와 함께 강력하게 회사를 설득했고 결국 의사를 관철시켰습니다.”
 
티켓몬스터는 투자금과 심도 있는 컨설팅을 기반으로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습니다. 그리고 2011년 1월 같은 투자사로부터 다시 한번 89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습니다. 기업가치가 대폭 상승했던 만큼 조건은 이전보다 더 좋았습니다.
 
8월 리빙소셜에 인수된 이후에도 자금유입은 계속됐습니다. 리빙소셜 주도로 여러 차례 걸쳐 9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375억원 규모의 단기차입을 진행했습니다.
 
쿠팡은 이보다 세련되고 안정적으로 투자를 진행했습니다. 김범석 대표가 두 번의 사업경험을 통해 상당한 인맥과 자금을 확보한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자본금은 30억원으로, 대부분을 김 대표가 출자했습니다. 쿠팡은 얼마 지나지 않아 매버릭캐피탈과 알토스벤처스 등 해외투자사로부터 70억원의 자금을 유치했습니다.
 
후일담으로 알토스벤처스는 세계적으로 소셜커머스 열풍이 불자 관련 회사에 투자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대상자로 쿠팡과 티켓몬스터를 두고 저울질했는데, 고민 끝에 쿠팡을 택했습니다. 김 대표의 경력과 장기적인 사업계획을 높이 산 것입니다.
 
이듬해 3월 쿠팡은 같은 투자자로부터 200억원의 자금을 유치했고, 이후 한번 더 투자를 받았습니다. 공식적으로 밝혀지진 않았지만 액수는 약 200억~300억원으로 추정됩니다. 쿠팡은 여전히 상당 규모의 현금을 쌓아놓은 상태며, 기업공개(IPO)를 통한 일반공모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 소셜커머스 업체 3사 투자상황 (자료=각 사 및 업계추정치)
 
티켓몬스터와 쿠팡이 효과적으로 자금을 유치할 수 있던 것은 창업 이전부터 투자의 중요성을 깨닫고 오랜 기간 준비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서비스를 내놓기 전부터 투자자를 물색했으며, 적절한 시점에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특히 신현성 대표는 한국 내 인맥이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발로 뛰면서 멘토와 투자자를 확보했습니다. 많은 벤처기업들이 재무에 대한 지식이 부재한 상황에서 “일단 저지르고 보는 것”과 비교되는 부분입니다.
 
외부상황이 매우 좋았다는 점도 티켓몬스터와 쿠팡에게 호재가 됐습니다. 2010년은 신규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가장 컸을 시기였습니다. 투자자들은 한국형 소셜커머스에 지대한 관심을 나타냈고, 당장 매출이 발생한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습니다.
 
여담으로 위메프 투자상황도 살펴보겠습니다. 위메프는 허민 창업자가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회사’답게 외부기관으로부터 자금유입이 없습니다. 그저 허 대표가 본인 돈으로 두 차례의 유상증자를 했을 뿐입니다.
 
초기 자본금은 50억원이었습니다. 그러다 머니게임에 휩쓸리면서 자본금이 모두 소진됐을 2011년 100억원의 유상증자와 90억원의 단기차입을 결정했습니다. 이듬해 추가로 6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기존 단기차입금을 100억원의 장기차입금으로 차환했습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수천억대 자산가인 허민 대표가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위메프는 최근 보수적인 기조에서 벗어나 강력한 확장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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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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