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안철수 의원의 싱크탱크인 '내일'의 최장집 이사장이 '노동'에 대한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또 '노동자 중심'이 아닌 '노동 가치 중시'하는 '진보적 자유주의' 정당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정책네트워크 내일'이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창립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했다.(사진=박수현 기자)
최 이사장은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내일' 심포지엄에서 '노동문제에 대한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며, "노사갈등을 정치 현실로 받아들이고 정치의 장으로 끌고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이사장은 "노동을 다루면 진보, 안 다루면 보수라는 틀에서 벗어나, 노동을 다루는 건 공통적이되 어떤 식으로 다루느냐로 바뀌어야 한다"며 "그 경우 한국 정치에서 극단적인 대립을 불러왔던 노동 문제를 시장경제의 이익을 두고 정치경쟁이나 협상을 통해 나누는 보편적인 갈등축으로 전환하면서 그 갈등의 강도를 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와 같은 사례로 미국 민주당의 뉴딜 정책, 독일 기민당의 노동위원회, 일본 자민당-금속노조 연대를 예로 들었다. 그는 "미국 뉴딜정책 당시 민주당 정부는 와그너법을 통해 노동자들이 스스로를 대표하고 보호할 수 있는 노조 조직화를 허용했다"며 "그 결과 미국 정당체제를 변화시키는 투표자 재정렬이 이뤄지며 미국 민주당은 진보적인 자유주의 정당으로 거듭났다"고 말했다.
이어 "독일은 2차 세계대전 패배 후 노동에게 완전한 정치적, 사회적 시민권을 부여하고 노사관계와 정치영역에서 조직노동을 중심 행위자로 수용했다. 사민당은 노조 중심세력을 끌어안았고, 기민당 노동위원회는 가톨릭, 프로테스탄트 계열 노동운동을 대표했다"며 "1980년대 기민-자유당 연정이 신자유주의를 수용할 수 없었던 데는 기민당 내 노동위원회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일본이 전후 노동운동을 체제 내로 완전히 수용한 데는 개명된 자유주의자들이 많았던 일본의 4대 사용자단체 중 하나인 '도유카이'의 역할이 컸다"며 "민간 대기업 노조를 이끌었던 금속노조는 정치적으로 보수적이고 회사협력적이었다"며 자민당-금속노조 연대를 배경을 이야기했다.
최 이사장은 그러면서 '신당'이 '노동자 중심 정당'이 되지 않을 것임을 재차 천명했다. 그는 '신당'에 대해 "노동자들의 특수 이익만 대변하기보다 노동을 민주주의의 사회적 기반이자 보편적 가치로 인식하며 그런 가치의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전통적 의미의 노동자 범주보다 훨씬 더 넓은 중산층과 중하층에 속한 다양한 직업, 직능 집단들의 이익과 요구를 대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 미국 민주당, 독일 기민당 사례에서 보듯 정당이 노동자 요구를 대변하려 노력한 경우에도 그 정당을 노동자 중심 정당이라 말하지 않는다"고 '노동자 정당'과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