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국내 기업들, 올 하반기 투자규모 지난해와 비슷

입력 : 2013-06-27 오전 12:29:08

[뉴스토마토 곽보연 기자] 앵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와 중국의 경제불안 등으로 하반기 경기 회복이 불투명해진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국내 기업들 열곳 중 네곳이 올 하반기 설비투자 규모를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하는데요, 취재 기자 만나서 자세한 얘기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산업부 곽보연 기자 나왔습니다.
 
곽 기자, 전체적으로 기업들이 올 하반기 설비투자 규모를 지난해와 비슷하게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구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1008개 기업들을 대상으로 '2013년 하반기 기업 설비투자 전망'을 조사한 결과, 기업 10곳 중 4곳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응답했습니다.
 
지난해보다 늘릴 계획인 기업은 34%, 줄일 예정인 기업은 22%로 집계됐습니다.
 
세계 경제 회복이 계속해서 지연되고, 국내 상황 역시 내수부진으로 설비투자가 지난해 2분기 이후부터 계속 감소하는 추세인데요, 대내외적으로 경제환경이 어렵다보니 기업들도 설비규모를 늘리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업종별로 보면 상황이 또 다를 것 같은데요, 투자 계획에서도 양극화를 이루는 업종들이 있었다구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업종별 설비투자 계획을 보면 투자를 늘리겠다는 기업은 자동차·운송장비업에 종사하는 기업이 55%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건설', '전기·가스', '섬유·의복·신발' 등에 종사하는 기업들이 하반기 설비투자 규모를 늘릴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대로 업황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조선업과 기계업 기업들은 하반기 투자를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대내외적으로 경기가 안좋은 상황에서도 투자를 늘리겠다는 기업들이 34%나 있다고 하셨는데요, 그렇다면 이 기업들은 투자를 늘리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저도 궁금했던 부분이었는데요. 하반기 투자를 늘릴 계획인 기업들 중 42%가 기존 노후시설을 개선하기 위해 투자를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신규사업에 진출하거나 선행투자를 하기 위함이라고 답한 기업도 각각 25%와 19%가 있었구요, 국내외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기업들도 일부 있었습니다.
 
반면 투자를 확대하기 어려운 이유로 기업 10곳 중 6곳이 '경기전망이 불확실하다'는 점을 들었는데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인한 우려와 중국의 경제불안 등으로 하반기 경기회복이 불투명해졌다고 전문가들은 해석했습니다.
 
앵커: 기업들이 투자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나서주길 바라는 눈치인데요, 정책과제를 요구했다구요?
 
기자: 네, 기업들이 투자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정책과제들를 꼽았는데요, 우선 가장 많은 기업들이 원하고 있는 정책은 세제 개선이었습니다. 절반에 가까운 기업들이 세제 개선을 최우선 정책과제로 꼽았구요, 이밖에도 저금리 자금조달, 환율 등 금융시장 안정, 신성장동력 지원 등을 과제로 뽑았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한편 10대 그룹의 올 1분기 투자성적표도 오늘 나왔다고요? 투자가 지난해와 비교해 전반적으로 많이 줄었다고 하던데 어땠습니까?
 
기자: 네, 오늘 재벌 분석 사이트인 'CEO스코어'가 10대 그룹의 1분기 투자성적을 발표했는데요, 보고서에 따르면 10대 그룹 99개 주요계열사들은 올 1분기 투자를 지난해보다 10%나 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 그룹의 올 1분기 투자규모는 18조440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보다 10.7% 줄어들었는데요, 물론 각 그룹이 주력하는 사업 특성상 하반기 대규모 투자가 예정된 곳들도 있어 1분기 성적만으로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1분기 말 10대 그룹의 현금성 자산은 147조원으로 작년 말보다 10.9%가 늘었는데도 오히려 투자를 줄여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그룹별로 들여다보면 투자성적이 다소 엇갈리는 경향이 있는 거 같은데요, 삼성과 SK그룹은 줄고, 현대차와 포스코는 투자를 늘렸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그룹은 재계 부동의 1위 삼성인데요, 1분기 말 삼성그룹의 현금성 자산은 56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2% 늘은 반면, 같은 기간 투자는 8조8350억원에서 6조970억원으로 무려 31.0% 줄었습니다.
 
SK그룹과 LG, GS, 한진, 한화 등도 삼성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SK는 현금성 자산이 13조6100억원에서 올 1분기 14조3330억원으로 5.3% 증가했으나, 투자는 3조240억원에서 2조3410억원으로 22.6% 줄었습니다.
 
반면 현대차와 포스코, 현대중공업은 올 1분기 투자를 크게 늘려 앞선 그룹들과 극명한 대비를 보였는데요, 특히 포스코는 현금성 자산이 2.7% 줄었음에도 투자는 오히려 59.0% 늘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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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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