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돈줄 막힌 중국..경착륙의 전조?

입력 : 2013-06-25 오후 7:58:35
[뉴스토마토 조 윤 경 기자] 앵커: 최근 중국발 유동성 우려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의 경제성장세도 부진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데요. 중국발 신용경색 우려가 고조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기자: 말씀하신 것처럼 중국의 자금경색 우려가 세계 금융시장을 출렁이게 하고 있는데요. 지난주 목요일에 중국 은행 간 금리인 시보 금리가 2주만에 두배 이상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달성한 이후 유동성 우려는 더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주 7일물 레포금리는 장중 12%대까지 치솟기도 했고 1일물 금리도 하루 만에 5%포인트 넘게 올랐습니다.
 
이번주 들어서 시보 금리는 조금 후퇴하는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지난달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금리가 상승한 배경에는 비은행권의 고위험 대출을 의미하는 ‘그림자 금융’이 자리잡고 있는데요. 중국 금융 당국은 이런 그림자 금융을 규제하기 위해 시중 유동성 공급을 주저하고 있습니다.
 
앵커: 중국 금융 당국이 당장 돈을 풀기보다는 금융개혁에 주력하겠다는 의도로 보이는데요. 그만큼 중국 정부가 그림자 금융이 중국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는 건가요?
 
기자: 네. 중국 금융 당국은 ‘그림자 금융’을 중국 경제의 최대 위험 요인으로 보고 금융개혁에 나서고 있는 것인데요. 이 그림자 금융은 부실 여부를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그림자 금융 규모가 지난해 말 3조7000억달러로 중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44%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또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도 이 비율을 60%로 추산했습니다.
 
그림자 금융 때문에 돈이 실물 경제로 흘러가지 않고 오히려 부동산 투기와 부실채권 증가를 초래할 가능성이 큰데요. 3년동안 부동산 버블을 막고자 했던 중국 정부가 단기자금을 조이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피치는 “그림자 금융은 위험도가 높은 투자를 운용하기 때문에 향후 금융시스템 전체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앵커: 하지만 자금경색이 중국 은행권들의 부실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죠. 그래도 중국 인민은행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건가요?
 
기자: 지난주 금요일에 인민은행이 500억위안의 긴급자금을 투입할 것이라는 외신의 보도가 있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 이 소식이 사실무근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인민은행은 오히려 시중에 돈이 제대로 돌지 않는 것일 뿐, 부족한 것은 아니라고 밝히며 지하경제 대출 규제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어제도 인민은행은 “올해 지금까지 시장 유동성은 충분하다”며 “은행 간 시장 이자율이 하락하고 은행들의 지급준비금도 충분한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중국 금융당국이 앞으로 신중한 자금운용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입니다.
 
앵커: 유동성 우려에 최근 중국 증시도 불안한 장세를 연출하고 있죠?
 
기자: 네 맞습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미 닷새째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어제는 전일 대비 5.30%나 폭락하며 전반적인 아시아 증시의 급락을 이끌었는데요. 오늘도장중 5% 이상까지 하락폭을 넓혀가며 1900선을 무너뜨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중국 증시는 오늘 오후 2시30분에 시작한 루자주이 금융포럼에서 인민은행 관리들이 시장 개입을 시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낙폭을 크게 줄였습니다.
 
링타오 인민은행 상하이본부 부주임은 오늘 포럼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단기 금리가 합리적인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추이를 면밀히 살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인민은행이 유동성 경색에 어떤 해답을 내놓을 지가 중요하겠네요. 만일 인민은행이 유동성 긴축기조를 계속 이어갈 경우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가요?
 
기자: 다수의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의 긴축기조 지속이 중국 경제에 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S&P는 “중앙은행의 긴축기조가 너무 오래 유지되면 대출금리는 상승하고 중국 은행들의 수익성은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이번 주 골드만삭스와 중국국제금융공사도 중국의 신용 경색을 우려해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을 7.4%로 낮춰 잡았습니다.중국 경제 성장세가 정부 목표치인 7.5%에 못 미칠 것이라는 평가입니다.
 
심지어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의 현재 상황을 당시 세계적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했던 2008년 금융위기 직전과 비교하기도 했는데요.
 
고든 창 ‘중국의 몰락’ 저자는 “6개월 내에 중국 은행시스템의 파괴적 실패를 가져올 수 있다”며 “이는 유동성 위기라기보다 채무위기”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인민은행의 유동성 위축 조치가 장기적으로는 중국 경제에 긍정적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금융시장을 바로잡음으로써 중국 경제가 장기적으로 견조한 성장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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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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