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대화록 발언 파문, 새누리 권력싸움 도화선 되나

김무성 영향력 확대 우려한 친박 견제설 대두

입력 : 2013-06-28 오후 7:13:38
[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의 대화록 발언 파문이 새누리당 내부 권력 싸움으로도 번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6일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김무성 의원은 자신이 대선 기간 동안 노무현 전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원문을 읽었다는 발언을 해 정국에 일대 파란을 일으켰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이 국정원으로부터 대화록 원문을 받아 선거 공작에 활용한 증거라며 새누리당을 거세게 비판하고 나섰다.
 
국정원 대화록 논란이 커지면서 박 대통령의 지지율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한국갤럽이 지난 24~27일 전국 성인 1218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표본오차 : ±2.8%p, 신뢰수준 : 95%)를 한 결과 박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54%였다. 지난주보다 5%p 떨어졌고 2주전 60%를 기록한 후 2주 연속 하락세다.
 
김 의원의 '셀프자백'으로 박 대통령에게까지 악영향이 미치면서, 대선 이후 잠잠했던 김 의원과 박 대통령·새누리당 친박 지도부 사이에서는 미묘한 갈등 분위기가 감지된다.
 
우선 김 의원이 박 대통령 당선 공신이긴 하지만, '배신'에 대해 트라우마가 있는 박 대통령이 김 의원에게 발언의 댓가를 어떻게든 치르게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무성 의원은 친박이었지만 지난 2010년 박 대통령이 반대하던 세종시 수정안을 찬성하고 친이계 의원들의 추대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가 되면서, 두 사람은 사실상 결별했다. 결국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었던 박 대통령은 김 의원을 공천에서 탈락시켰다.
 
김 의원도 이 때문에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이 지난 4월 재보궐 선거로 국회로 돌아왔을 때는, 박 대통령에게 당내 무게감과 존재감을 과시하게 위해 당권 경쟁에 바로 뛰어들 것이라는 분석들도 많이 나왔다.
 
김 의원이 현재까지는 친박 지도부에 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영구불변한 협조는 아니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또 최근 여론조사에서 김 의원이 여권에서 가장 유력한 대권 주자로 꼽히는 등 김 의원의 영향력이 계속 확대되면서, 친박 지도부로서도 부담감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태였다.
 
박 대통령이 당장 김 의원을 '엄벌'할 방안은 없어 보이지만 대통령이 김 의원을 탐탁치 않게 생각한다는 신호를 당에 보내는 것만으로도 김 의원으로서는 영향력이 심각히 축소될 수 있다.
 
정치권의 관심은 박 대통령이 김 의원에게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지게 할 것이라는 관측속에 김 의원이 이 국면을 어떻게 대응할 지에 모이고 있다.
 
김 의원이 국회에 입성한 뒤 당내 권력싸움을 시작할 것은 기정 사실로 받아 들여졌지만 그 시기는 오는 10월 재보궐 선거나 내년 6월 지방선거 이후로 점쳐졌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압박'으로 자신에 대한 당내 친박의 본격적인 '견제'가 시작된다면 김 의원으로서도 반격을 펼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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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