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각종 공직자 선거에서 '후보자가 되려는 사람'을 비방하는 것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보고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한 선거법 251조는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최모씨가 "선거법상 후보자비방죄의 대상에 '후보자가 되려는 사람'을 포함시킨 것은 헌법이 정한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명확성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헌법에 위반된다"며 낸 헌법소원심판청구 사건에서 합헌으로 결정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결정은 재판관 9명 중 5명이 위헌의견을 냈으나 위헌 결정 정족수인 6명에 이르지 못해 합헌으로 결정됐다.
재판부는 "선거법 251조에서 정한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는 비방행위자가 당선되거나 당선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할 목적을 하고 있었던 선거를 기준으로, 비방행위 당시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의사를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 징표가 존재하는 자를 의미하므로 이 부분이 명확성 원칙에 위반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또 "심판대상조항은 과도한 인신공격을 방지함으로써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와 그 가족의 명예를 보호하고, 유권자들로 하여금 장차 후보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자에 대해 올바른 판단을 하게 함으로써 선거의 공정성을 보장하고자 하는 것으로 목적의 정당성 또한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한철·이정미·김이수·이진성·강일원 재판관은 "심판대상조항은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나 비방행위의 시기에 대해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며 "시기를 합리적으로 제한하지 않은 채 비방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유권자들이 후보자가 될 수 있는 자들의 능력과 자질을 판단할 자료를 얻을 기회를 제한하므로 선거의 공정이라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에 해당하지 않는다" 며 반대의견을 냈다.
박 재판관 등은 이어 "심판대상조항은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않음으로써 법집행기관의 자의적인 판단을 가능하게 하고 그 결과 금지와 처벌의 범위를 지나치게 확장해 선거운동의 자유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축소시켜 위헌"이라고 덧붙였다.
최씨는 2010년 3월 11차례에 걸쳐 민주당 서울시당 홈페이지에 당시 민주당 비례대표 서울시의회의원 후보로 출마를 준비 중이던 김 모씨를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을 가지고 비방한 혐의(선거법 위반)로 기소돼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그러나 최씨는 항소심에서도 패소하자 상고한 뒤 처벌의 근거 조항인 선거법 251조가 헌법에 위반된다며 위헌법률심판제청을 대법원에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직접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사진=헌법재판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