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오는 2일로 6월 임시국회가 끝이 나지만 정치권이 당초 공약했던 경제민주화 입법은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경제민주화 법안은 범위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대통령의 대선공약과 국정과제 가운데 이번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경제민주화 관련법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한 공정거래법 개정안 정도가 사실상 유일하다.
여야가 국회 개원을 전후로 경쟁적으로 발의한 일명 '남양유업방지법(공정거래법 개정안, 대리점보호법)'은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문턱도 넘지 못했고 재벌그룹의 신규 순환출자 금지, 중간금융지주사 도입,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을 확대하는 '지배구조 개선' 관련 법 역시 국회 정무위 법안심사소위에 계류 중인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가까스로 국회 정무위를 통과한 일명 '일감 몰아주기 방지법(공정거래법 개정안)'은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내용상 한번 더 후퇴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 법은 당초 재벌총수 일가의 사익편취행위 금지 관련 내용을 해당법의 '3장'에 신설해 위법 판단에 대한 실효성을 높이는 게 핵심이었는데 국회 정무위에서 심사 중 '3장 신설' 대신 '5장 보완' 선에서 여야가 논의를 매듭 지었다.
공정거래법 3장은 '경제력 집중 억제' 내용을 규정하고 있고 5장은 '불공정거래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을 담고 있어 일감 몰아주기가 재벌총수 일가의 사익편취로 이어지는 행위를 막는 데는 3장 보다 5장으로 처벌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앞서 여야는 지난 4월 국회에서도 수십개에 달하는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 가운데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을 뼈대로 한 하도급법 개정안 하나를 처리하는 데 그쳤다.
여기에 연봉 5억원 이상 받는 등기임원 보수를 공시하도록 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추가하면 지난 4월 국회에서 본회의를 통과한 경제민주화 법안은 단 2개에 그친다.
특히 재벌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을 담고 있는 법안은 각종 이슈에 밀려 이번에도 현안으로 부상하지도 못했다.
공정위는 신규 순환출자 금지 등을 담고 있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상반기 중 통과시켜 하반기 시행토록 한다는 방침이었지만 지금 상황에선 무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경제민주화를 요구하는 측에선 9월 정기국회로 논의가 넘어갈 경우 국정감사 일정 등이 잡혀 있어 재론자체가 여의치 않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최근 라디오인터뷰에서 "9월 이후 정기국회로 가게 되면 이 논의가 다시 될 수 있을까 의심스러운 상황"이라며 "(지금 이 상황은) 정부여당의 한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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