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박근혜 정부가 내세우는 창조경제의 성공을 위해 벤처기업의 역할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지만, 국내 벤처기업들의 경쟁력은 세계 수준에 훨씬 못미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글로벌 벤처기업 대비 국내 벤처기업으 자사 경쟁력 평가(자료제공=대한상의)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국내 벤처인증기업 315개사를 대상으로 '창조경제시대 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정책과제' 조사를 실시한 결과, 동종업계 세계 최고 수준의 글로벌 벤처기업이 가진 경쟁력을 100으로 봤을 때 기업들은 자신들의 경쟁력을 평균 67.3점으로 평가했다고 2일 밝혔다.
세부항목별로는 품질·디자인이 71.2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가격과 기술경쟁력 분야가 각각 69.8점, 66.2점, 조직관리·마케팅은 최하점인 61.9점을 기록했다.
현재 세계 최고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벤처기업으로 구글과 페이스북, 클리어와이어(정보통신·IT), 테슬라모터스(자동차), 캐스트라이트헬스(바이오·헬스케어) 등이 손꼽히는 가운데, 우리 기업들은 현재의 경영여건이 2000년대 초반보다 열악해졌다고 평가했다.
경영환경이 악화된 이유로는 '엔젤투자 등 벤처투자 감소’(29.2%)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이어 '대외경제여건 악화'(23.1%), '경쟁과열 등 창업기회 감소'(21.2%), '이공계 기피현상으로 인한 인재풀 축소'(17.7%) 등의 답변이 이어졌다.
대한상의는 "지난해 벤처기업 수는 벤처붐이 일었던 2001년에 비해 약 2.5배 증가했지만 벤처캐피탈 투자규모는 같은 기간 약 1.3배 증가하는데 그쳤다"며 "개별기업 입장에서 보면 투자유치 규모는 축소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벤처기업 성장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획기적인 아이디어 및 기술력(34.9%) ▲사업자금의 안정적 확보(28.3%) ▲적절한 사업기회 및 시장포착(24.8%) 등을 꼽았고, 벤처기업 경영에 있어서 가장 큰 애로를 묻는 질문에는 가장 많은 기업들이 '투자자 유치 등 자금조달'(41.3%)이라고 답했다.
자금확보 방안에 대해서는 절반을 넘는 기업들이 '금융권 융자'(54.9%)를 활용하고 있었고, 이어 '정책자금 활용'(18.4%), '외부투자 유치'(10.5%) 등이었다.
기업들은 벤처 활성화를 위한 정책과제로 '정책자금·신용보증 등 금융지원'(50.4%), '법인세·취득세 등 세제지원'(21.9%), '해외진출 및 마케팅 지원'(14.3%)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1본부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벤처기업 수가 2만8000여개사에 달하는 등 양적으로 성장했지만 경쟁력 수준은 아직까지 세계 수준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면서 "정부는 이번에 발표한 벤처기업의 자금애로 해소 대책과 함께 기술개발 인프라 구축, 우수인재 확보지원 등 벤처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